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경기 민생범죄, 3건중 1건은 ‘환경’

입력 | 2022-08-10 03:00:00

경기도 특사경, 민생범죄통계 공개
작년 총 1547건 민생범죄 적발
환경 545건-식품 256건-소방 83건
폐기물 업체 몰린 포천 등서 빈발



지난해 11월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 직원들이 경기 안성시의 한 고물상에 불법으로 방치된 폐기물을 확인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 안성시 고물상 3곳을 각각 차명으로 빌린 무허가 폐기물처리업자 60대 A 씨는 2016년 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화성 등지에서 사업장 폐기물 약 3100t을 모았다. 그는 폐전선 속 구리를 빼내 금속회사 등에 팔아 8억 원을 벌었고, 남은 폐기물 약 700t을 고물상에 불법으로 방치했다. A 씨는 또 다른 무허가 폐기물처리업자 40대 B 씨의 폐기물 약 250t을 자신이 운영하는 고물상에 투기하도록 한 대가로 돈을 벌었다.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올 3월 A 씨를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B 씨 등 관련자 6명과 사업장 6곳을 기소의견으로 넘겼다.

○ 민생범죄 3건 중 1건은 ‘환경’ 분야

경기도 특사경은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2021년 민생범죄통계’를 공개했다. 경기도 특사경이 담당해 수사할 수 있는 민생범죄는 식품과 원산지, 환경, 부동산, 청소년 보호 등 전부 도민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범죄다. 김민경 경기도 특사경 단장은 “2020년 12월 통계청 승인을 받아 지난해 6월 민생범죄통계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며 “민생범죄를 사전에 예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특사경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 지역에서 발생한 민생범죄는 총 1547건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환경 분야가 545건(600명)으로 3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민생범죄 3건 중 1건은 환경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 식품 256건(16%), 원산지 표시 등 177건(11%), 소방 83건(5%), 부동산 80건(5%)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포천시에서 136건(8%)으로 민생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다음으로는 화성 114건(7%), 용인 93건(6%), 수원 76건(5%) 등의 순이었다. 김 단장은 “포천은 폐기물 업체가 몰려 있는 탓에 민생범죄도 많이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생범죄 발생 장소로는 공장이 620건(30%)으로 가장 많았다. 범행 동기로는 1554건(67%)이 ‘부주의’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단장은 “민생범죄통계 데이터가 축적되면 주요 정책을 만드는 데 활용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 33개 분야, 108개 법률 담당

현재 경기도에는 약 200명의 특사경이 활동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다.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검찰에서 33개 분야 108개 법률을 지명받아 수사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식품 등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을 가진 일반 공무원이 전문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특사경은 지난해 3월 ‘불법 폐기물 근절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한 뒤 전담 수사조직(TF)도 구성했다. ‘폐기물 무단 방치·투기’ 연중 수사를 시작으로 △3월 ‘무기성 오니 폐기물 불법 처리 행위’ △4∼5월 ‘폐기물 처리 업체 및 재활용 업체 불법 처리 행위’ △8∼9월에는 ‘사업장 폐기물 다량 배출 업체 불법 처리 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또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가정간편식 제조·판매 업체와 학교급식 포장육 납품 업체, 식품 원산지 둔갑 행위 등도 살폈다.

경기도 특사경은 다양화된 민생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압수수색영장 집행과 디지털포렌식도 병행하고 있다. 환경 범죄의 경우 배출처와 자금 흐름 등 구체적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 수사도 한다. 경기도 특사경이 수사한 민생범죄통계의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 특사경 홈페이지(gg.go.kr/gg_special_cop)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