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어제 사면 심사 마무리 경제인-민생사범 위주 사면하기로… “국민 정서 고려해 정치인은 배제” 이명박-김경수 등은 대상서 빠져… 尹대통령, 12일께 사면 대상 확정
법무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을 중심으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을 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9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 심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여야 정치권 인사들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12일경 사면 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 경제인 포함, 정치권은 사실상 제외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이날 경제인 일부와 생계형 절도 사범 등 수천 명을 사면 대상자로 결정했다. 위원들은 기업인 소수에 대해 사면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이노공 법무부 차관 주재로 법무부와 검찰 내부 위원 3명, 변호사와 교수 등 외부 위원 5명이 참석해 진행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심사 결과를 토대로 윤 대통령에게 보고를 할 예정이다.
법무부가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특별사면 명단에서 이 전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를 제외한 건 최근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막판까지 통합 차원에서 이 전 대통령 등을 포함시킬지 고심했지만 최근 돌아선 국민 여론을 존중해 정치권 인사는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직 국가정보원장들 역시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역시 이런 윤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심사 대상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 연말 사면 가능성에 촉각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사면이 정치인 제외로 가닥이 잡히면서 이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요구했던 김 전 지사도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역시 사면 대상으로 거론됐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전병헌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도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인을 제외하고 경제인과 민생사범 위주로 사면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연말 사면에 이 전 대통령 등이 포함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야권에선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할 경우 김 전 지사 사면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고영인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이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은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아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도 “만약 이들을 사면한다면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복권도 반드시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썼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김 전 지사가 사면복권 되는 상황이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 측에는 마냥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