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몰카범 잡는 유튜버 등장…“홍대 20살 걸리자 부모님 걱정하며 울먹”

입력 | 2022-08-10 10:09:00


놀이공원에서 치마 입은 여학생들을 불법촬영하는 남성. (유튜브 ‘감빵인도자-몰카범 참교육 채널’ 갈무리) ⓒ 뉴스1

한 유튜버가 길거리, 놀이공원 등에서 불법 촬영하는 사람을 포착, 경찰에 넘기는 채널을 개설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감빵인도자-몰카범 참교육 채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6월22일부터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10일 현재까지 8개의 영상이 올라온 상태다.

그는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게 된 이유에 대해 “파렴치한 몰카범들이 따뜻한 방에서 편하게 자는 꼴을 볼 수가 없어 감방으로 고이 모셔다드리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튜브 시작 전 10여 명의 불법촬영범을 손수 잡아 경찰에 넘긴 경험이 있다고 밝힌 그는 “이를 발판 삼아 공익에 도움되는 유튜브 콘텐츠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일반인인 제가 성범죄자를 잡는 일이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해서 영상이 주기적으로 업로드 되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잡아서 공익에 도움되는 유튜버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감빵인도자-몰카범 참교육 채널’ 갈무리) ⓒ 뉴스1

A씨가 유튜브 시작 후 처음 잡은 불법촬영범은 남성 B씨(20)로, 서울 마포구 홍대 번화가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을 이어가던 남성은 A씨에게 붙잡히자 “무릎 꿇겠다. 저 아직 너무 어리다. 공부 열심히 하고 부모님께서 힘들게 돈 벌어서 대학 보내줬다”며 울먹거렸다. 하지만 A씨는 남성을 곧장 경찰에 인계했다.

A씨는 같은 장소에서 불법촬영하던 또 다른 남성 C씨, D씨도 붙잡았다. 출동한 경찰이 불법촬영을 부인한 C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니, 예전에 찍은 사진을 뭉텅이로 발견, 체포했다.

또 A씨는 붙잡은 D씨에 대해 “지금까지 잡은 몰카범 중에서 가장 바쁜 몰카범이었다”며 “노출한 여성들을 쉬지 않고 찍어댔다. 무직에 집도 없어서 노숙하는 사람이 일자리 구할 생각은 안 하고 몰카나 찍고 다닌다”며 혀를 찼다.

이외에도 A씨는 자전거에 달아놓은 차량용 블랙박스를 이용해 불법촬영을 하는 남성도 붙잡았으며, 놀이공원에서 치마 입은 여학생들을 찍은 남성도 경찰에 넘겼다. 불범촬영범 대부분은 처음에 범행을 부인하다가 결국 A씨에게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이 채널을 통해 몰카범 100명 잡고 경찰에 넘긴 후 영상 올리는 게 목표”라며 “지금이야 채널이 유명하지 않아서 현재 몰카 중인 놈들도 이런 채널이 있다는 걸 모르겠지만, 점점 구독자가 많아지고 유명해지면 몰카 진행 중인 몰카범들이 많이 시청할 거다. 그렇게 되면 걸릴까 싶어서 몸 사리게 되고 몰카 행위도 현저하게 낮아지는 순기능이 생길 거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불법촬영범이 경찰에 인계되는 모습. (‘감빵인도자-몰카범 참교육 채널’ 갈무리) ⓒ 뉴스1

또 그는 최근 구독자가 급증하자 “입이 안 다물어진다”며 지난 9일 커뮤니티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현재 채널 구독자는 2만명이 넘은 상태다.

그는 “작년부터 유튜브를 준비하면서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한 놈, 한 놈씩 잡았다”며 “내가 다치든 말든 걸린 놈은 무조건 처벌받게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잡아들인 보람이 있다”고 뿌듯해했다.

A씨는 평일 9~10시간, 주말은 12시간씩 돌아다니며 불법촬영범 검거에 힘쓰고 있다고 알렸다. 이에 구독자 일부는 A씨가 공개한 자율후원계좌를 통해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는 “밥 챙겨 먹고 커피 한 잔 사 먹으라고 금전적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좋은 채널이 있다고 홍보해주시는 것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만큼 이 버러지 같은 놈들이 활개치고 다니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제 눈에 걸리면 팰 순 없으니 자비 없이 경찰차 태워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몰카범들아. 나는 비 그치면 나갈 거다. 마주치면 너희 어떻게 될 거다. 그동안 네 동료들 잡혀서 참교육 당한 영상 보고 학습해라”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