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0승을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104년 전 ‘전설’과 나란히 섰다.
오타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에 2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출전,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104년 전 베이브 루스를 소환하는 승리였다.
이날 승리로 시즌 10승(7패)째를 수확한 오타니는 1918년 13승 11홈런을 거둔 베이브 루스 이후 한 시즌에 두 자릿수 승리-두 자릿수 홈런을 모두 달성한 선수가 됐다.
분업화가 이뤄진 현대야구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뛰는 선수는 보기 어려웠다. 더욱이 투수와 타자를 모두 잘하는 건 더 힘든 일이다.
그러나 오타니에게 불가능은 없다.
지난해도 투수로 9승(2패), 타자로 46홈런으로 야구 천재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 그는 루스의 기록에 단 1승이 부족했다.
지난달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시즌 9승째를 달성했지만 이후 3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 달성이 미뤄졌다.
마침내 이날 호투에 맹타까지 퍼부으면서 루스와 나란히 서는 데 성공했다.
오타니는 3회 볼넷 2개와 포수 송구 실책 등으로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라몬 로레아노에 투수 땅볼을 유도해 직접 이닝을 정리했다. 4회에도 볼넷과 안타로 놓인 2사 1, 2루에서 삼진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오타니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간 가운데 에인절스는 3회 선두 스티븐 두가의 우중간 3루타와 데이비드 플레처의 중전 안타를 묶어 선제점을 냈다.
6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진 오타니는 4-0으로 앞선 7회 선두타자로 나와 대기록을 예고하는 우월 솔로 아치를 터뜨렸다.
시즌 25홈런을 날린 오타니는 동시에 빅리그 통산 118홈런을 신고, 스즈키 이치로(은퇴·117홈런)를 밀어내고 일본인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 홈런 단독 2위가 됐다.
이 부문 1위는 마쓰이 히데키(은퇴)의 175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