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한 첫날 이준석 대표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비대위원 구성이 마무리 되면 대표직을 자동 상실하는 이 대표는 9일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집권 여당은 또 다시 대혼돈에 빠져들 가능성이 커 주 위원장은 이 대표 설득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공방도 잦아들지 않아 ‘주호영 비대위’는 시작부터 암초에 직면하게 됐다.
● 결국 법적 대응 나선 이준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2022.7.8/뉴스1
만약 법원이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경우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비대위는 곧바로 문을 닫아야 한다. 여권 관계자는 “이 경우 이 대표가 한 방에 전세를 뒤집게 되는 셈이지만 이미 사퇴한 최고위원들이 있어 당 지도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를 두고 극심한 혼란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큰 정치적 후폭풍이 예상되면서 주 위원장은 일단 이 대표 설득에 나서보겠다는 태도다. 주 위원장은 이 대표와의 회동 계획에 대해 “다각도로 접촉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전화통화를 가졌는지에 대해서도 양측 모두 말을 아꼈다.
● ‘윤핵관’ 권성동 거취 논란도 지속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2022.8.9/뉴스1
원내대표는 당연직 비대위원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비상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 권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더라도 비대위에서는 빠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주 위원장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당초 주 위원장은 전날(9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참석하게 돼 있는 경우 비대위원장으로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은 권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포함될지 여부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 사퇴는 물론 비대위 불참 역시 일축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배제론’에 대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