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과학자팀이 중국 동부 지역에서 동물에 감염된 뒤 사람에 옮겨진 새로운 인수공통 감염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최신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중국 동부 지방의 환자 샘플 35개에서 랑야(Langya) 헤니파바이러스를 찾아냈다. 중국, 싱가포르, 호주 연구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사람들간에 전파된 증거는 찾지 못했다면서 샘플이 적기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곤충을 먹고 사는 소형 포유류인 뾰족뒤쥐가 바이러스를 인간에 옮겼을 수 있는 것으로 가정했다.
랑야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18년 산동성의 한 농부가 발열로 치료받는 과정에서다. 이후 2년 넘는 동안 산동성과 허난성에서 34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대부분 농부들이었다.
35명의 환자 가운데 26명만이 랑야 바이러스 한 가지에만 감염됐다. 이들 모두 열이 났고 절반은 피로와 백혈구 감소 및 기침 증상을 보였다. 증상이 심할 경우 신장과 간 기능 장애가 발생한다.
연구자들은 또 25종의 소형 포유류에 대해 랑야 바이러스 검사를 했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물질이 주로 뾰족뒤쥐에서 발견돼 연구팀은 이 동물이 바이러스를 자연상태에서 보유하는 것으로 밝혔다.
질병 추적 결과 사람간 감염노출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또 환자들간 밀접 접촉도 없었다. 이는 사람간 감염이 “간헐적으로” 발생한 것을 뜻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런던대학교 생물통계학 교수 프랑수아 발루는 랑야 바이러스가 “전혀 코로나19를 재연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물이 사람에게 옮기는 바이러스는 적지 않다. 새로운 사람 감염병의 약 70% 가량이 동물이 가진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말한다. 또 포유류와 조류가 가진 미발견 바이러스가 170만종에 달한다고 한다. 헨드라(Hendra) 바이러스와 니파(Nipah)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높은 헤니파바이러스로 감염된 말, 돼지, 박쥐로부터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부터 규제를 받지 않는 야생동물 판매, 삼림 훼손, 도시화로 사람과 동물간 거리가 좁혀져 바이러스가 옮겨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해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