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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버릇’ 도진 김여정…귀축·쓰레기 등 韓 혐오 조장

입력 | 2022-08-11 13:37:00


 북한 2인자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한국을 겨냥해 막말 공세를 재개했다. 김 부부장은 주민들을 상대로 한국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김 부부장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 토론자로 나서 코로나19 유입원을 한국에서 온 대북 전단으로 지목하며 대남 비방 발언을 했다.

김 부부장은 대북 전단을 살포한 탈북민 단체를 ‘인간 추물’이라고 규정하고 이 단체들의 전단 살포를 막지 않은 정부 여당을 괴뢰 보수 패당, ‘남조선 것들’로 불렀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무려 2년3개월이나 너무나도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너무도 큰 대가를 치르면서 지켜왔던 우리 인민의 생명 안전을 엄중히 침해한 장본인, 귀한 자식들의 생명만은 지켜야 하겠기에 모든 애로와 고충을 묵새기면서 억척같이 버텨왔던 이 나라 수백만 부모들에게 끝끝내 불안과 고통을 들씌운 주범이 바로 남쪽에 사는 귀축 같은 너절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귀축(鬼畜)이란 아귀(餓鬼)와 축생(畜生)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야만적이고 잔인한 짓을 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용어다. 너절하다는 허름하고 지저분하다, 또는 하찮고 시시하다는 뜻이다.

김 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와 정부 여당을 쓰레기로 칭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그 쓰레기들이 유포시켜 놓은 비루스를 깨끗이 박멸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막말을 구사한 김 부부장은 주민들에게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라고 선동했다. 그는 “동족보다 동맹을 먼저 쳐다보는 것들, 동족 대결에 환장이 된 저 남쪽의 혐오스러운 것들을 동족이라고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가진다면 그보다 더 무서운 자멸 행위는 없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대남 담화에서 막말과 비하 표현을 자주 써왔다.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발언 때 비교적 공식적이고 점잖은 용어를 구사한 반면 김 부부장은 노골적이고 예의 없는 표현으로 한국 측을 자극해왔다.

앞서 김 부부장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3월 본인 명의 첫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비판하며 청와대를 겨냥해 “저능하다”, “세 살 난 아이들”, “바보스럽다”, “겁을 먹은 개” 등 비하 표현을 썼다.

김 부부장은 같은 해 6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6·15선언 20주년 기념행사 축사를 문제 삼으며 “속이 메슥거린다”, “뻔뻔하고 추악하다”, “요사스러운 말장난”, “철면피” 등 표현을 썼다.

그는 지난해 1월에는 북한 열병식을 추적한 한국군을 향해 “특등 머저리”라고 힐난했다. 김여정은 같은 해 3월에는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한국 당국자들을 “태생적인 바보”, “떼떼(말을 더듬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등으로 비난했다. 같은 달 말에는 문 대통령의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축사를 문제 삼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조롱했다.

전문가들은 김 부부장이 이번 막말을 통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기 시작했다고 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향후 내부 통치에서 대남 적개심을 활용한 주민 각성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선전매체 중심의 대남 비난에서 벗어나 이제 주민들에게 대남 대적 정책 의지를 전면 공개했다”며 “(한국을) 통일이나 대화 대상이 아닌 대결 대상이자 대적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