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노트북을 해킹해 시험지 답안을 빼돌린 광주 대동고등학교 2학년 학생 2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2일 업무방해·폭력처벌법상 공동주거침입·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대동고 2학년생 A·B군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B군은 올해 3월 중순부터 4월 말,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난 밤 학교 본관 2·4층 교무실 등지에 13~14차례 침입해 출제교사 노트북 10여 대에서 중간·기말고사 답안을 빼돌려 성적 평가를 방해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교무실 안팎 보안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틈을 타 창문을 이용해 교무실에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첫 침입 당시 교사 노트북에 대해 원격 해킹을 시도했지만 프로그램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자, 다시 학교에 침입해 교사들의 노트북 화면을 수분 간격으로 갈무리(캡처)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이후 3~4일이 지나 다시 학교에 침입, 여러 화면 중 문항 정보표(정답·배점)가 담긴 이미지만 골라내거나 하드디스크 내에 저장된 시험지 원본 등을 휴대용 저장장치(USB)에 담아가는 방식으로 시험 정보를 빼돌렸다.
경찰은 이들인 2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20과목 중 16과목의 시험지 답안을 빼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들이 다른 학년의 시험 과목 답안을 빼돌린 정황이나 추가 공범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한 학생이 주로 해킹 명령어를 입력하고 다른 한 학생이 망을 보는 식으로 짝을 이뤄 시험 답안 유출을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두 학생 모두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수 있도록 교육당국에도 관련 내용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