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현 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취미인 테니스를 건강관리 수단으로 활용하며 ‘주 1회 이상 운동’ 원칙을 지키고 있다. 덕분에 하체 근력은 또래보다 자신 있다고 한다. 안 교수가 실내 테니스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요즘 2030세대에서 테니스가 큰 인기다. 실내외 테니스장에 동호인들로 북적인다. 밤 12시를 넘겨서까지 테니스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테니스 관련 용품도 불티나게 팔린다.
테니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급 취미’ 정도로 여겨졌다. 최근 인기가 높아지면서 운동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일단 근력과 심폐지구력을 키우는 데 좋다. 이리저리 코트를 뛰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량이 많다. 반사신경과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젊은 세대에게는 다이어트 용도로 좋고, 중년 이후 건강관리에도 제격이다.
● “취미가 건강관리 수단이 됐다”
하면 할수록 테니스에 매료됐다. 기술도 더 향상시키고 싶었고, 더 많은 시간을 내서 즐기고 싶었다. 잠잘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전공의 때에도 주말에는 꼭 사회인동호회를 찾아 테니스를 즐겼다. 요즘도 목요일에는 병원 테니스동호회에서, 휴일에는 사회인동호회에서 테니스를 한다.
주 1회 이상은 테니스를 하는데, 이유가 있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정도로 뛰는 운동을 해야 중년 이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은 40대 중반 미국 연수 중에 생겼다. 당시 현지 의사 동료들을 관찰하다가 ‘평범한 진리’를 발견했다. 업무에 적극적이고 활기찬 삶을 사는 이들은 대부분 농구, 달리기, 테니스 등 ‘격한 운동’을 1개 이상 꾸준히 하고 있었다. 그런 운동을 통해 근력과 심폐지구력 등을 키워 업무에 적극 임할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어떤 종목이든 중년 이후 건강관리 용도로 나쁘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 중년 세대는 너무 빨리 포기하거나 종목을 자주 바꾸는 경향이 있다는 게 안 교수 얘기다.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대학 시절 테니스 친구 10여 명 중에 현재까지 지속하는 친구는 2, 3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12시간 수술도 거뜬한 체력”
안 교수는 특히 하체 근력 향상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가령 수술할 때의 체력은 젊은 의사들에 비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단다. 보통 오전 8시에 수술을 시작하면 오후 7시가 다 돼서야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내내 서 있었으면서도 피로를 덜 느낀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지금처럼만 체력을 관리한다면 60대가 돼도 거뜬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 그 이후에도 수술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의사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며 웃었다.
일상생활이 무기력해질 때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곤 한다. 여행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일상에 복귀한다. 그에겐 주말 테니스가 그 여행과 비슷하다. 주말에 흠뻑 땀을 빼고 나면 월요일부터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단다.
테니스 사랑은 가족으로도 확산했다. 그의 권유로 3개월 전, 아내와 초등학교 5학년 쌍둥이가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안 교수는 가족이 함께 테니스 시합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 부족한 운동량, ‘틈새 운동’으로 보충
연구실에 ‘푸시업 바’를 비치해 뒀다. 틈나는 대로 팔굽혀펴기를 한다. 운동 요령이 있다. 먼저 팔굽혀펴기를 1회 하고, 일어서면서 곧바로 스쾃 자세를 취한다. 이런 식으로 20회 반복하면 1세트가 된다. 1세트를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 3분 정도다. 시간 날 때마다 이 운동을 한다. 하루에 최소한 10세트는 채운다. 다 이행하지 못하면 퇴근 후 집에서라도 반드시 채운다.
아파트단지 안에 있는 헬스센터에서 근력 운동을 틈틈이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병원에 있을 때는 주로 계단을 이용한다. 매일 30개 층 높이 계단을 오르는데, 이 또한 하체 근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중년 이후 테니스 배우는 이들이 유의할 점은…
안지현 교수는 모자란 운동량을 연구실에서 푸시업과 스쾃으로 보충한다. 20회 10세트를 하루에 채운다. 강북삼성병원 제공
첫째, 너무 자주 테니스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고질적인 근육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로 훈련도 하고 케어도 받는 직업적 선수와 달리 일반 동호인이라면 일주일에 3회 이내로 제한하는 게 좋다. 그래야 드러나지 않았지만 미세하게 파열된 근육이 아물 수 있다.
둘째,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근력이 약해지면 부상 위험도 커진다. 안 교수의 틈새 운동을 따라하는 것도 좋다. 1세트에 20회를 채우기 어렵다면 3회 혹은 5회부터 시작해서 점차 횟수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매일 하는 게 중요하다. 며칠 건너뛰면 다시 시작할 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넷째, 무릎 통증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안 교수에 따르면 운동 중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10명 중 8명은 단순 근육통이다. 이런 근육통의 경우 무릎 앞쪽이 아플 때가 많다. 나머지 2명은 연골판 파열 혹은 인대 손상이다. 주로 몸이 틀어지면서 삐끗했거나, 뛰었다가 착지할 때 통증이 심해지며 무릎 관절 안쪽(접히는 부위)이 아프다. 통증을 참지 말고 빨리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