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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빌려달라는 직장 동료의 부탁을 거절한 뒤 ‘문자폭탄’에 시달렸다는 한 30대 직장인의 사연이 알려졌다.
30대 미혼 남성이라고 밝힌 제보자 A 씨는 12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 “돈을 빌려달라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것도 스토킹이라고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A 씨는 팀에 새로 입사한 경력직 여성 B 씨에게 회사 업무에 관해 도움을 주며 친분을 쌓았다. 하지만 어느 날 B 씨는 집에 안 좋은 일이 있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고 A 씨는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거절했다.
A 씨는 도움을 요청했지만 친구들은 ‘너에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A 씨는 B 씨가 회사를 떠나 마주칠 일이 없어졌음에도 휴대폰 문자 알림음에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고 한다.
심지어 B 씨는 퇴사한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을 A 씨의 회사 책상 사진으로 설정해 놓았다고 한다. A 씨는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고 저는 너무 불안하다. 혹시 이런 것도 스토킹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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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변호사는 “법에서 예시하고 있는 행위의 방식에는 따라오거나 지켜보는 행위, 우편이나 전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서 메시지 등이 도달하게 하는 행위, 원치 않는 물건들을 보내거나 주위 물건을 훼손하는 행위까지도 규정돼 있다”며 “처벌법상 긴급한 경우가 있다면 법원까지 가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도 접근 금지의 긴급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변호사는 B 씨가 A 씨의 책상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는 “처벌법상 사이버스토킹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글이나 영상 등이 피해자에 도달해야 한다”며 “사례처럼 피해자의 SNS를 혼자 탐닉한다든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사진을 저장한다든지, 피해자를 암시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자기 계정에 올린다든지 이런 유형은 현행법상 처벌하기 애매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