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이 13일 기자회견을 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향해 “억울한 심정 이해하지만 좀 더 말을 가려서 했었으면”이라고 쓴소리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이 만든 홈페이지 ‘청년의꿈’을 통해 ‘이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조직에 충성하는 파시스트적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이 대표가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홍 시장은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 보셨으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탄핵 때 당내 일부 세력들의 적과의 동조로 억울하게 쫓겨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정을 생각해 보신 일이 있나, 바른미래당 시절 손학규 전 대표를 모질게 쫓아낼 때 손 전 대표의 심정을 단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보신 일이 있나”며 “돌고 돌아 업보로 돌아오는 것이 인간사”라고 했다.
홍 시장은 “나도 나와 아무런 관련 없던 디도스 사건으로 당 대표에서 물러날 때 단 한마디 억울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고 위장평화쇼라고 한 말이 억울하게 막말로 몰릴 때도 단 한마디 변명 없이 물러났다”며 “나는 이 대표의 명석함과 도전하는 젊은 패기를 참 좋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게 지나치면 유아독존이 되고 조직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독선에 휩싸이게 된다”며 “결과가 어찌 됐던 간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한바탕 살풀이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부디 자중자애하시고 좀 더 성숙해서 돌아오시라. 기다리겠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를 향해 ‘자중하라’고 충고해온 홍 시장은 지난 5일 “여태 이 대표 입장에서 중재를 해보려고 여러 갈래로 노력했으나 최근 대응하는 모습을 보고는 이젠 그만두기로 했다”며 선을 그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