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도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정면으로 비판했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예고대로 본격적인 장외 여론전에 나섰다. 특히 이 대표는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이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와 정면으로 맞서는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친윤계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이 대표를 향한 관심이 소멸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 李, ‘온라인 당원 공간’ 통해 장기전 채비
지난달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이후 언론 인터뷰를 고사했던 이 대표는 15일부터 인터뷰를 재개했다. 그는 이날 하루에만 두 번의 인터뷰를 갖고 ‘윤핵관’ 비판을 이어갔다.
당원권 정지로 이 대표는 내년 1월 9일 전까지는 전당대회 출마 등을 할 수 없다. 대신 이 대표는 특정 주자와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전당대회가 일찍 치러지고 후보군이 명확해지면 그 안에서 제 지지층이 생각하는 최우선적인 주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만약 지금 전당대회에 출마한 사람이라면 ‘저는 이번 전대를 통해 윤핵관과 그 호소인의 성공적인 은퇴를 돕겠다’는 한마디로 선거를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이 대표가 열성 지지층을 발판으로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에서 영향력 과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 측이 특정 주자를 밀거나, 반대할 경우 성사 여부를 떠나 큰 파장이 일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온라인 당원 소통 공간을 만들어보겠다”고 한 것도 이런 정치적 행보를 위한 준비라는 분석이다.
● 친윤 “결국 여론은 李에게서 멀어질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여기에 이 대표의 원내 기반이 취약한 것도 친윤계가 장기전을 준비하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채 10명도 되지 않고, 윤 대통령의 임기도 4년 넘게 남았다”며 “차기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반기에 동조하는 표가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