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00만명당 1만6452명 감염 216國중 최다… 확산세 세계 유일 전문가 “실제 확진자 2배 많을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여름 재유행 여파로 이날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521명을 기록해 108일 만에 가장 많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코로나19 통계가 잡히는 216개국 중 인구 대비 제일 많았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주요국 가운데 재유행 확산세가 50일 가까이 꺾이지 않는 곳도 한국이 유일하다. 휴가철 직후 개학과 추석 연휴가 이어지면서 재유행이 예상보다 크고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7∼13일) 한국의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6452명으로 관련 집계가 이뤄진 216개국 가운데 최다였다. 2위인 마셜제도(1만4577명)나 3위인 일본(1만1581명)과 차이도 컸다.
15일 신규 확진자는 6만2078명. 폭우와 연휴로 검사량이 줄었는데도 확진자는 한 주 전(8일 5만5262명)보다 12.3% 늘었다. 6월 28일 이후 49일째 전주 대비 확진자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에선 약 30∼40일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 대조된다.
여행수요 폭발 여파… 고령층 확진 늘며 중환자 급증
인구 대비 확진자, 한국이 세계 1위… 휴가철 이동량 증가에 감염 확산
지원금 축소에 ‘숨은 감염’ 늘어… 개학-추석 이어져 유행 장기화 우려
60세이상 확진 한달새 14→21%, 중환자 8배로… ‘표적 방역’ 시험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통계가 작성되는 216개국 중 지난주 한국의 인구 대비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건 여름휴가철 이동량 증가의 영향이 크다. 문제는 ‘피서지 감염’의 여파가 고령층으로 옮겨가며 중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표적 방역’을 표방한 현 정부의 고위험군 보호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개학과 추석 맞아 확산 커질 우려”
전문가들은 그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올여름 휴가철을 맞아 폭발하며 확산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확진에 따른 생활지원금과 유급휴가비 지원 대상이 축소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는 ‘숨은 감염자’가 늘면서 전파 억제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 신규 확진 5명 중 1명은 고령층
실제 코로나19 중환자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15일 0시 기준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는 521명으로 4월 29일(526명) 이후 108일 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달 15일(65명) 대비 8.1배로 증가했다. 지난달 중순 10%대였던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4일 오후 5시 기준 45%에 달했다.
일선 병원에서도 고위험 환자의 증가를 실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지난주부터 요양병원 등 고위험 시설에서 확진돼 실려 오는 중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여기서 환자가 더 늘면 전체 병상이 아무리 많아도 때와 곳에 따라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고령 확진자 증가에 대응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처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확진자가 인구 대비 세계 최다라는 지적에 대해선 “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는 해외 어느 나라보다도 낮게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