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대책]서울 빌라 지하층 평균 1억1569만원
서울 소형(전용면적 60m² 이하) 주택의 반지하, 지하층 전세 가격이 올해 상반기(1∼6월) 평균 1억1000만 원을 넘어섰다. 주택시장 매매, 전세 가격이 급등하며 환경이 열악한 반지하·지하 주택마저 주거비 부담이 최근 몇 년 새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동아일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소형(전용 60m² 이하)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지하층 전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평균 전셋값은 1억1569만 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5704만 원)과 비교하면 11년 만에 전셋값이 2배 이상으로 올랐다. 이 기간 3.3m²당 평균 전셋값 역시 451만 원에서 903만 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전셋값 상승세는 최근 들어 가팔라졌다. 서울 소형 빌라 지하층의 평균 전셋값은 2020년 상반기 9087만 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억324만 원으로 13.6% 올랐고, 올해에도 12.1%나 상승했다. 2020년 7월 임대차법이 시행된 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자 아파트에서 밀려난 이들이 빌라 등으로 이주하며 반지하·지하 주택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반지하 주택을 없애버리면 주거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자리 등을 찾아 그나마 교통여건이 좋은 도심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이들이 교외로 밀려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심은 임대주택 공급이 쉽지 않고, 최근 전월세가 급등해 기존 주거비 지원으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기존 반지하 주택 침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열악한 곳을 선별해 우선 이주를 지원하는 식의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