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 반명 단일화엔 거듭 선그어 李 “투표율 높여달라” 독려 나서 朴 “경선은 지금부터” 추격 의지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당 대표 후보(사진)가 15일 “거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도전을 멈춘다”며 후보직에서 중도 사퇴했다. 강 후보가 사퇴했지만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 단일화는 최종 불발되면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프레임이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춘다”며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저를 예비 경선에서 통과시켰다고 생각했는데 국민과 당원께 제가 그 적임자임을 설득하는 데 한계에 부딪혔다. 끝내 파란과 이변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97그룹인 박용진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반명 단일화만으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박 후보의) 정치공학적 단일화 제안은 활주로의 방지턱 같아 뼈아팠다”며 “젊은 수권 정당을 만들기 위한 서로 간의 비전 공유를 못 한 것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다”고 했다.
박 후보는 강 후보의 중도 사퇴 발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경선은 일대일 구도로 전환됐다”며 “아직 전체 유권자의 70% 이상이 투표하지 않았다. 경선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두고 친명계는 “‘확대명’ 구도가 굳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비명계에선 “이 후보와 강성 지지층에 질린 당원들이 투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당이 분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박찬대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도부가 구성되면 다양하게 모인 사람들끼리 충분히 원팀으로 일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도 민주당 ‘텃밭’인 호남 순회 경선을 앞두고 적극적인 투표 독려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순천대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등을 언급하며 “김정숙 여사께서 잠을 잘 수가 없다는 소리를 나한테도 했다”며 ‘친문’ 표심 구애에 나섰다. 이 후보는 전날엔 “앞으로는 최고의 투표율을 보여주시기를 각별히 당부드린다”며 “박 후보나 강 후보를 찍더라도 당원 중심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원 투표율이 높아져야 한다”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