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훈이 3일 마포구 한 카페에서 신작 ‘하얼빈’ 출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문학동네 제공)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을 소설로 김훈 작가의 신작 ‘하얼빈’을 추천했다. 이에 김 작가는 “문 전 대통령이 읽고 또 추천까지 해주셨다고 하니 참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15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문 전 대통령이 ‘하얼빈’을 추천한 것이 어떠셨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저는 저의 글을 다른 사람이 읽는 걸 보면 참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작가의 ‘하얼빈’을 추천하며 “작가는 하얼빈역을 향해 마주 달려가는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여정을 대비시키면서 단지 권총 한 자루와 백 루블의 여비로 세계사적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섰던 한국 청년 안중근의 치열한 정신을 부각시켰다”고 호평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그러면서 “그때 얻은 충격을 50년 동안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으면서 조금씩 자료를 수집하고 구상했다. 그러다가 50년이 지난 올봄에 겨우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의 영웅적 활약보다는 청년 시절 안중근의 심리, 생활에 더 집중한 이유와 관련해선 “안중근 의사에 대한 소설이나 보고서를 보는 책들은 많이 나와 있다. 안 의사가 옛날이야기 속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자기 시대에 온갖 고통과 고민, 고난을 온몸과 마음으로 부딪히면서 살아갔던, 그러한 젊은이의 모습을 그려보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 국민과 독자에게 친숙한 인물로 다가가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글을 썼다”고 답했다.
김 작가는 이 책이 반일민족주의로 읽히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중근 의사도 일본이라는 나라 전체와 일본인 전체를 증오했던 것은 아니다”며 “침략주의, 식민주의, 약육강식, 폭력, 억압 이런 것에 반대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