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코픽스 사상최대 올라 2.90%, 오늘부터 상승분 반영해 금리 조정 우리 최고 6.11%, 국민은 5.84%로… 변동>고정금리 역전현상 지속될듯 전문가 “단기자금이면 고정금리를”
지난해 2월 주택담보대출 2억 원을 변동금리로 받은 김모 씨(31)는 은행에서 6개월마다 금리를 갱신한다는 문자를 받을 때마다 심장이 떨린다. 연 3.2%로 시작한 대출 금리는 올 2월 4.1%로 오른 데 이어 이달 말 또 갱신을 앞두고 있다. 김 씨는 “1년 새 매달 내는 이자만 15만 원 정도 늘었다”며 “최근 시장 금리가 워낙 올라 이번에 대출 금리가 5%를 넘어설까봐 잠이 안 온다”고 했다.
17일부터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최고 6%대에 재진입하며 더 오른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또 사상 최대 폭인 0.52%포인트나 뛰었기 때문이다.
변동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됐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마저 빚어지면서 금융소비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 17일부터 주담대 금리 더 오른다
이 같은 금리 역전 현상은 지난달 중순부터 지속되고 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부터 하락세를 보인 반면 변동금리 지표인 코픽스는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관 SC제일은행 담보여신·수신상품 부문장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장·단기 금리 차이가 급격히 줄면서 일시적인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단기 자금이라면 고정금리 대출 유리”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추월해 급격히 뛰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78.1%가 변동금리 적용을 받고 있다. 2014년 3월(78.6%) 이후 최대 비중이다. 신규로 취급된 은행 가계대출의 81.6%도 변동금리다. 한은이 이달 25일을 포함해 올해 남은 3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주담대 대출 금리가 연 7%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20, 30대 청년층 수요가 많은 전세대출은 대부분이 변동금리여서 금리 상승에 더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대출자의 자금 상황과 상환 계획 등을 고려해 변동·고정금리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경석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은 “1∼2년간 단기자금으로 쓰기 위해 빌린다면 현재 금리가 더 낮은 고정금리가 낫다”며 “다만 1, 2년 뒤 고금리 상황이 끝날 수 있어 장기간 대출을 상환할 계획이라면 변동금리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박 부문장은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과 중도상환 수수료 등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