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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변동금리 더 뛴다… 6%대 재진입에 영끌족 부담 커져

입력 | 2022-08-17 03:00:00

7월 코픽스 사상최대 올라 2.90%, 오늘부터 상승분 반영해 금리 조정
우리 최고 6.11%, 국민은 5.84%로… 변동>고정금리 역전현상 지속될듯
전문가 “단기자금이면 고정금리를”




지난해 2월 주택담보대출 2억 원을 변동금리로 받은 김모 씨(31)는 은행에서 6개월마다 금리를 갱신한다는 문자를 받을 때마다 심장이 떨린다. 연 3.2%로 시작한 대출 금리는 올 2월 4.1%로 오른 데 이어 이달 말 또 갱신을 앞두고 있다. 김 씨는 “1년 새 매달 내는 이자만 15만 원 정도 늘었다”며 “최근 시장 금리가 워낙 올라 이번에 대출 금리가 5%를 넘어설까봐 잠이 안 온다”고 했다.

17일부터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최고 6%대에 재진입하며 더 오른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또 사상 최대 폭인 0.52%포인트나 뛰었기 때문이다.

변동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됐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마저 빚어지면서 금융소비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 17일부터 주담대 금리 더 오른다

16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로 6월(2.38%)에 비해 0.52%포인트 급등했다. 종전 최대 상승 폭이었던 6월의 0.4%포인트를 한 달 만에 갈아 치웠다. 이로써 코픽스는 2013년 2월(2.93%)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 은행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를 산출하는 기준이 된다. 은행들은 17일부터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주담대 변동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16일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3.92∼5.991%다. 코픽스 상승분이 반영되면 17일 상단 금리는 다시 6%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3.93∼5.892%인 고정금리(혼합형)도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금리 역전 현상은 지난달 중순부터 지속되고 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부터 하락세를 보인 반면 변동금리 지표인 코픽스는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관 SC제일은행 담보여신·수신상품 부문장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장·단기 금리 차이가 급격히 줄면서 일시적인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단기 자금이라면 고정금리 대출 유리”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추월해 급격히 뛰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78.1%가 변동금리 적용을 받고 있다. 2014년 3월(78.6%) 이후 최대 비중이다. 신규로 취급된 은행 가계대출의 81.6%도 변동금리다.

한은이 이달 25일을 포함해 올해 남은 3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주담대 대출 금리가 연 7%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20, 30대 청년층 수요가 많은 전세대출은 대부분이 변동금리여서 금리 상승에 더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대출자의 자금 상황과 상환 계획 등을 고려해 변동·고정금리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경석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은 “1∼2년간 단기자금으로 쓰기 위해 빌린다면 현재 금리가 더 낮은 고정금리가 낫다”며 “다만 1, 2년 뒤 고금리 상황이 끝날 수 있어 장기간 대출을 상환할 계획이라면 변동금리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박 부문장은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과 중도상환 수수료 등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