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대부분 공격적 금리인상 속… 中, 0.1%P 인하 경기부양 나서 ‘최대 원자재 소비국’ 中성장 둔화에 WTI, 6개월 만에 장중 87달러 붕괴 中 7월 청년 실업률 19.9% 역대최고… WSJ “시진핑 연임 앞두고 중대 과제” 對中수출 의존 높은 韓도 타격 전망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를 인하하면서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택할 만큼 중국 경제가 악화 일로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세계 원자재 시장의 1위 소비국인 중국이 경기 부진 징후를 보이자 15일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인 90달러 밑으로 하락하는 등 원자재 값이 일제히 내려갔다.
○ 국제유가, 우크라 전쟁 전 수준 하락
런민은행은 15일 사실상 기준 금리인 1년 만기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동시에 시중 채권을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약정을 통해 시중에 2000억 위안(약 38조5000억 원)을 풀었다. 런민은행이 주요 기준금리를 낮춘 것은 올 1월에 이어 두 번째다.전 세계 원유의 15%를 소비하고, 정제 구리의 절반을 싹쓸이하는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의 성장 엔진 둔화가 가시화되자 유가, 구리, 대두 등 대부분의 원자재 값이 줄줄이 하락했다.
○ “中 경제지표 악화, 한국에 타격”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잦은 봉쇄로 소비, 투자, 생산 등 경제 전반이 충격에서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청년 실업률, 부동산 경기, 투자, 산업생산, 소비지출 등 거의 모든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민감한 시기에 중국 경제 당국은 도전적인 경제지표와 맞서게 됐다”고 지적했다.홍콩 투자은행 나틱시아의 알리시아 가치아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미래에 대한 엄청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자는 소비하지 않고,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이날 “중국 경제 회복이 더딜 것”이라며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3.3%로 낮췄다.
중국 경기 부진은 원자재 값 하락으로 이어져 글로벌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되지만 한국, 독일 등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에는 타격을 준다. 블룸버그는 “무역 강국이던 한국과 독일이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며 “중국이 수입을 줄이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