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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현대·기아차 절도 확산…‘기아 보이즈’ 뭐길래

입력 | 2022-08-17 10:53:00


틱톡 갈무리

최근 미국에서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승용차를 훔치는 범죄 놀이가 유행하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노린 절도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찰에 따르면 일리노이, 워싱턴, 오리건, 코네티컷, 미시간, 위스콘신, 루이지애나, 텍사스, 플로리다 등 거의 전 지역에서 현대와 기아 승용차의 도난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틱톡에 올라온 실제 기아차 피해 모습. 틱톡 갈무리

일리노이주 최대 도시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보안관실은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총 642건의 현대·기아 차량 도난 신고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도난 신고(74건)보다 9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같은 범죄 행각은 최근 틱톡에서 유행하는 ‘기아 보이즈(KIA boyz)’ 해시태그 챌린지와 관련 있다고 현지 경찰은 설명했다.

해당 챌린지는 훔친 차량을 자랑하는 일종의 범죄 놀이로, 절도범들은 자동차 키홀 주변의 플라스틱 커버를 뜯어낸 뒤 USB 충전 케이블과 드라이버를 사용해 시동을 걸고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 갈무리

주로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활동하는 비행 청소년들이 챌린지를 이끌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 모방 범죄가 잇따르면서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들이 현대·기아차 가운데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 기능이 없는 2021년 11월 이전 차량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손잡이 등에 특수 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은 것으로, 암호와 동일한 코드를 가진 신호가 잡히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한다.

쿡 카운티 보안관실은 차량 탈취 시 추적을 쉽게 하도록 보안관실 웹사이트에 차량을 등록할 것을 권고했다.

도난 사고가 이어지자 캔자스와 미주리, 위스콘신, 오하이오 등 일부 주에서는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다”며 두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다른 지역으로 더 확대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 미국판매법인은 당국과 협력해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지원하고, 도난을 방지하는 보안 키트를 개발해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