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민주당 앤디 김(뉴저지)·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 하원의원·공화당 영김(캘리포니아)·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미국 중간선거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연방 의회와 주지사 등 주요 후보들의 대진표 윤곽이 나타나는 가운데 한국계 후보들도 경선에서 선전하고 있다. 2020년 선거에서 4명의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이 탄생한 데 이어 올해 중간선거에선 연방하원은 물론 각 주정부 주요 선출직에 한국계 정치인들이 상당수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등 재미동포 유권자가 많은 지역 외의 다른 주로도 한국계 후보들의 도전이 늘어나고 있다.
● 하와이 부지사 후보도 한국계
미주한인정치연합(KAPA)에 따르면 11월 8일 중간선거 후보로 확정된 한국계 후보는 모두 23명(16일 기준)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선 연방 상원의원 34석과 하원의원 435석, 36개주 주지사와 부지사, 46개주 의회 의원, 시장 등 주요 선출직을 뽑는다.
이들 한국계 의원 4명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이 포함된 캘리포니아 34지구 하원의원 선거에는 데이비드 김 민주당 후보가 나선다. 변호사 출신인 김 후보는 6월 치러진 오픈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현역 의원인 민주당 지미 고메스 의원에 이어 2위로 중간선거 본선에 진출했다.
미 연방 하원에 처음 진출한 한국계 정치인은 1992년 당선된 김창준 전 의원(공화당)이다. 이후 2018년 앤디 김 의원이 하원에 입성했다. 2020년에 3명의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이 추가로 당선된데 이어, 올해 선거에서도 한국계 하원의원의 대거 선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주지사 선거에선 민주당의 실비아 장 루크 하와이주 하원의원이 13일 하와이 부지사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하와이 표심을 고려하면 첫 한국계 부지사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루크 후보가 주지사에 이은 주정부 권력서열 2위인 부지사에 당선되면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연방정부와 주정부를 통틀어 최고위 선출직에 오르게 된다.
● 한인 정치력, 여러 주로 확산
이번 중간선거에서 새로운 상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46개주 주의회 선거에도 한국계 후보 12명이 나선다. 한인 동포들이 밀집한 캘리포니아 주의회에 3명, 조지아주와 하와이주, 일리노이주에선 각 2명씩 한국계 후보들이 나선다. 특히 조지아주에선 2018년 대선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위한 합동기조연설에 나섰던 샘 박 의원(37)이 4선에 도전한다.
2008년 한인 최초로 캘리포니아 어바인시에서 직선 시장에 당선됐던 강석희 미주한인정치연합 이사장은 “연방하원 의원 4명을 배출한 2020년 선거가 한인 정치력 신장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한인 정치력 확장에 속도를 내는 선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