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주택공급대책’ 엇갈린 반응
“그럴듯한데 알맹이가 없다.”(서울 노원구 재건축 단지 조합원)
“주민들끼리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갈등이 심각하다. (개발 주도 주체가) 민간이냐, 공공이냐를 놓고 갈등이 더 커질 것 같다.”(서울 은평구 불광동 토지주)
규제 완화와 민간 주도 공급을 내세운 ‘8·16공급대책’을 놓고 시장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조합들은 대책의 큰 방향은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없어 아쉽다는 분위기다. 민간 도심복합사업은 사업 방식을 놓고 주민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다시 들썩일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1, 2차 안전진단을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하는데 연말에 규제를 한번에 풀면 재건축 사업이 몰려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고 했다.
강남구를 비롯해 주요 고가 재건축 단지들은 재초환 완화 방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재건축 부담금은 면제받을 수 있는 초과이익 기준을 3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고 1주택 장기 보유자나 고령자 등은 부담금을 감면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강남권 1호 재건축 부담금 단지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3000만 원인 면제 기준을 1억 원으로 높이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며 “강남권 재건축 단지 모두 실망이 크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 공공 도심복합사업 후보지에 선정된 곳들은 동의율이 낮은 곳을 중심으로 갈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공공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중 동의율이 30% 미만인 곳은 민간사업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토지주는 “지금도 주민들끼리 갈등이 커서 몸싸움까지 번진 경우도 있다”며 “민간 방식이 새롭게 나왔으니 의견이 다른 조합원들끼리 갈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