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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 감축법에 배터리-태양광 ‘햇볕’… “기대 선반영” 의견도

입력 | 2022-08-18 03:00:00

동-서학 개미들 투자전략 고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에 최종 서명함에 따라 이른바 국내 ‘동·서학 개미’들의 투자 전략에도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IRA 법안은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대, 부자 증세 등을 골자로 한 4300억 달러(약 564조 원) 규모의 지출안을 말한다.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미국에서 생산되고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차량에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등 국내외 관련 테마주와 펀드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 자동차업계에는 불리한 내용으로 평가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RA 법안에 따라 친환경 또는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기업과 업종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관련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이미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STAR글로벌클린에너지S&P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6개월 수익률은 42.8%나 되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미국친환경그린테마INDXX(36.6%), 한화자산운용의 그린히어로펀드(24.2%) 등도 수익률이 높다. 미국의 전기차와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시장 관련 기업으로는 전기차기업 테슬라와 태양광·풍력기업 넥스트에라, 리튬생산기업인 앨버말 등이 꼽히고 있다.

미국이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수혜 대상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태양광 시장에서 미국 내 1.7GW(기가와트) 모듈 공장을 보유한 한화솔루션도 혜택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RA 법안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관련 기업들의 수혜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 주식에는 타격이 우려된다. 앞으로는 미국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국내 업체들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연간 순이익이 3년 평균 10억 달러가 넘는 기업들은 최소 15%의 법인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그간 법인세를 적게 낸 아마존과 엔비디아 등이 피해주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IRA로 혜택을 받는다고 해서 바로 수익으로 직결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장은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들의 경우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