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의 폭염에 전력수요 급증 20일까지 산업전력 공급 중단 폭스콘-인텔 등 공장 가동 멈춰 美-유럽도 폭염… 에너지값 급등
60년 만의 최고 수준 폭염으로 최근 전력 수요가 폭증한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에서 전력난 해소를 위해 주요 공장들이 일제히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의 반도체,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의 핵심 생산지인 쓰촨성의 가동 중단으로 해당 제품의 가격 인상 및 공급 불안정이 우려된다. 쓰촨성에는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을 생산하는 애플의 최대 위탁 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 미 반도체 기업 인텔 등 세계적 대기업의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미 CNN에 따르면 쓰촨성 당국은 14일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성 내 21개 도시 중 19개 지역에서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모든 산업 전력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력 공급 악화로 가정용 전기까지 모자라는 상황이 발생해 산업용 전기 공급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만 폭스콘과 미 반도체 제조사 인텔 등 글로벌 기업 공장들의 생산이 일제히 중단됐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요소인 리튬 생산도 평균 생산량의 약 30% 수준으로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가 16일 전했다.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원이자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기업인 중국 CATL의 가동도 멈췄다.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16일 미 뉴욕 상업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MMBTU(열량 단위)당 9.329달러를 나타냈다.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8월 이후 14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 내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을 사실상 중단해 미국산 가스의 유럽 수출이 증가하면서 미국 내 가스 공급 부족을 일으켜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복원 가능성이 겹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을 기록했다. 16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6.53달러를 기록했다. 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