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자신을 ‘내부총질 당대표’로 표현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국민도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대통령이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보니 저런 건 털고 갈 수 있겠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처럼 되니까 당황스러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박근혜 키즈’인 이 전 대표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08년 ‘4·9 총선 공천’에 이명박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저는 속았다. 국민도 속았다”고 강한 배신감을 표출했던 표현을 차용한 것이다.
그는 ”저는 당연히 선거 이겼는데 나중에 이런 일이 발생하겠어 (생각했다)“며 ”내부 총질이라는 단어, 그때 제가 아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끝나고 (갈등을) 나만 잊었던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에 얘기한 것처럼 (대선 당시) 뒤에서 안 좋은 얘기가 들린다 정도는 있었겠지만 그래도 그거야 좀 미시적인 상황이고 큰 틀에서는 선거의 성과가 좋으면 선거 때 있었던 일들은 다 털고 가지 않겠느냐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그래서 그냥 가만히 관망만 하고 있었는데 알고 봤더니 그게 저는 (갈등 봉합 이후 감정이) 아무것도 없었는데 (윤 대통령은) 지속성 있게 계속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에 대한 질문에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답한 데 대해선 ”그것도 문제“라며 ”정무수석실의 주요 업무가 그런 정무 관계를 파악하는 건데 그런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면 정무수석실의 직무유기고 대통령께서 그런 걸 파악하실 의중이 없다는 것은 정치의 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것이든 둘 중 하나, 정무수석실이 전혀 그런 부분에 아주 중차대한 문제를 보고 안 했거나 대통령께서 애초에 관심이 없으시거나“라며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둘 다 다소 위험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길에서 걸어다니는 분들 한 100명 정도를 섭외해서 순차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나라의 중요한 일을 처리할 것 같나’라고 물었을 때 대통령 빼고 거기에 누구 이름이 나왔겠나“라며 ”이준석 이름은 있었을 것 같지만 장제원, 이철규, 권성동 이름은 있었겠나“라고 윤핵관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효력정지 가처분 결과에 대해선 ”법리상으로 보면 당연히 인용돼야 한다“면서 ”채무자 측에서 전국위 결과가 어차피 다시 해도 똑같을 것이라는 논리로 주장했는데, 이건 제가 보전받을 실익이 없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굉장히 치졸한 논리“라고 비난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주호영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지만 기각될 경우 이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가 끝나도 대표직에 복귀할 수 없게 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