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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회견장 노트북 금지, 언론통제? ‘文 100일’때도 수첩 썼다

입력 | 2022-08-18 11:32:00


“이 많은 기자들 중 노트북을 소지한 사람이 한 명도 안보이냐. 연필로 수첩에 적는 30년 전 과거로 돌아갔냐?”

17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책상에 노트북이 보이지 않자 온라인이 술렁였다.

(트위터 갈무리)


이날 트위터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윤석열 기자회견장에 노트북 반입 금지라는데 항의하는 기자가 없냐. 문재인 정부 때 상상이나 했냐”, “문재인 정부 때 그랬으면 가만히 안 있었을 텐데 지금은 찍소리도 못하고”, “대체 뭐가 얼마나 찔리면 저러냐”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번 대통령 기자회견에 노트북 반입을 금지한 것은 맞지만, 정숙한 환경 및 보안상의 관례이며 언론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

2017년 8월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노트북이 없었던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당시에는 기자들 앞에 책상도 없었다. 이번에는 책상이 마련돼 노트북이 없다는 사실이 유난히 눈에 띄었을 뿐이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다. 백악관 생방송 기자회견을 보면 기자들이 책상 없는 의자에서 종이와 펜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노트북 반입을 금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생방송으로 대통령의 말이 직접 국민에 전달되는 환경에서 키보드 자판 소음을 줄이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전날(16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취임 100일 기자회견장 입장 절차 안내’에서 “정숙한 환경 유지와 기존 관례에 따라서 노트북 반입 및 키보드 사용이 불가하지만 펜과 수첩은 휴대 가능하다”고 알렸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이 열린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은 청와대 영빈관이나 춘추관과 달리 천장이 낮아 키보드 자판 소음이 더 크게 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더해 부피가 큰 전자기기는 테러에 악용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보안상의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6년 8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를 이륙한 여객기에서 노트북으로 위장한 폭탄이 폭발해 비행 중 동체에 구멍이 뚫리고 승객이 추락해 숨지는 일이 있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기존 정부에서 별문제가 안 됐던 사항들을 정권 바뀌니 하나하나 꼬투리 잡고 있냐” “생방송 되는 대통령 기자회견은 기자들이 받아 적는 것보다 질의에 더 집중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라고 비난을 맞받아쳤다.

(트위터 갈무리)

(트위터 갈무리)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