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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에 술 권하는 일본…“마셔서 경기 살리자”

입력 | 2022-08-18 12:00:00


일본 정부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청년들에게 음주를 장려하고 사실상 술 권하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일본의 정부 지원 프로젝트는 세수에 타격을 입은 젊은층의 소비 감소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부분 국가에서 젊은이들의 금주를 환영하지만 일본은 거꾸로 가고 있다. 술을 더 많이 마시도록 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세대교체에 따른 재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가운데 세무당국은 젊은이들이 술을 더 많이 마시도록 유혹하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요청하고 있다.

정부가 후원하는 이색적인 ‘사케 비바!(Sake Viva!)’ 공모전은 9월 초에 마감되며, 20~39세 사이의 사람들에게 인구 통계학적 변화, 코로나19 등으로 타격을 입은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을 원하고 있다.

이 계획은 일본 주류 산업이 다양한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10여 년 동안 계속된 일본 알코올 소비의 장기적인 하락을 막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주류 제품에 대한 세금은 2011년 정부 세수에서 3%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2%로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내고 있으며 총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는 실정이다.

10여년 전부터 일본인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8년 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일본 국민의 4분의1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일본에서 소비되는 총 알코올 양의 감소도 불가피했다.

일본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성인 1인당 연간 평균 술 섭취량은 1995년 연간 100ℓ에서 2020년 75ℓ로 떨어졌다.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본의 연간 1인당 음주율(순주로 환산)을 8ℓ로 추산했는데, 이는 중국의 7.2ℓ보다 많지만 영국의 11.4ℓ보다는 적다.

젊은 일본 사람들은 전 세계 다른 지역의 다른 많은 세대와 마찬가지로 기성 세대보다 술을 덜 마시며 점점 더 술을 멀리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이에 일본 국세청은 ‘사케를 즐겨라!’ 프로젝트를 올해 초부터 시작해 주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행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요청했다.

최근 ‘사케 비바!’ 공모전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것뿐만 아니라 일본의 음주 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 요인 등 생활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인정하는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집에서 술을 마시도록 장려하는 계획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과 디자인을 제시하기를 희망한다. 또 메타버스를 이용하여 전통적으로 병을 여는 일종의 친밀감(bonhomie)을 생성하는 방법을 찾고 싶어 한다.

일본 후생성은 이번 공모전에서 세무당국과 협력하지 않았지만 알코올 및 건강 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생성은 주요 건강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적정 음주량’을 염두에 두고 캠페인을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