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2021.12.14/뉴스1 ⓒ News1
이 부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내외에서 의장인 대통령을 대리하는 수석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신임이 없는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어제(17일) 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부의장은 여권의 사퇴 압박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날을 세웠다. 그는 “법치국가에서 법에 정한 공직자의 임기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새 정부가 보수인사 일변도로 채워져선 안 된다는 충정에서 잔여임기를 다하겠다고 주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인 이 부의장은 지난해 8월 임명돼 2년 임기 중 절반 가량 남아있다.
전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사표를 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고민을 내비친 데에 이어 이날 KBS 라디오에서도 감사원 특별감사를 언급하며 “감사로 인해 직원들이 다칠 수도 있지 않을까 제일 두렵고 미안하다. 가장 강한 사퇴 압박의 요인”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당도 권익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 대해 “임기가 남은 공직자를 몰아내기 위한 전방위적인 정치공작은 직권 남용에 해당하는 불법 행위”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소속 정무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 “여기에 가담하고 있는 대통령, 권익위, 감사원의 관련자들은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받아야 한다”며 “필요하면 국정조사도 추진하고, 관련자들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공수처 고발, 특검 수사 등 가장 강력한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부의장의 후임으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내정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직을 제안 받았고, 최근 수락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는 6선 의원 출신으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원내대표를, 새누리당에서 당 대표를 지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