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22일 서울 강서구 마곡단지 내 서울형 모아어린이집에서 현장 간담회에 앞서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가 36개월 이하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매달 3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2명을 맡으면 45만 원, 3명을 맡으면 60만 원을 받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만 9세 이하의 아이를 둔 부모 등 ‘양육자’의 행복에 초점을 맞춘 서울시 최초의 종합계획이다. 투입되는 예산만 2026년까지 5년간 14조7000억 원에 달한다.
● 돌봄수당 30만 원 지급…부정 적발되면 환수
부모가 4촌 이내 친인척에게 아이를 맡기면 자녀 1명 당 매달 30만 원의 ‘안심돌봄’ 수당이 지급된다. 내년에 1만6000명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4만9000명이 지원을 받게 된다.
이를 두고 실제로는 아이를 돌보지 않으면서 조부모가 돌본다고 등록해 수당을 타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사전에 활동계획서와 확약서 등을 받고 관련 교육을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자치구와 협력해 돌봄 수행 기간 중 현장 모니터링을 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했다. 부정수급 적발시 전액 환수하고 수급 자격을 박탈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친인척 대신 민간 아이돌보미를 이용하면 시와 협력된 민간서비스 기관에서 이용 가능한 바우처를 같은 금액으로 지급한다.
● 오 시장 “아이 낳으면 사회가 키워준다”
이날 발표에는 밤시간이나 휴일에 일하는 부모를 위해 대신 아이를 돌보는 긴급돌봄기관을 2026년까지 현재 472곳에서 750곳으로 늘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거점형 야간 보육어린이집’ ‘365열린 어린이집’ ‘시간제 보육’ ‘휴일보육’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어린이집에는 ‘12개월 미만 아동 전담반’을 신설하며 국공립·서울형 어린이집 등을 늘려 현재 45.3%인 공공보육 비중을 71.1%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아픈아이 일시돌봄·병원동행 서비스’는 내년 5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한다. 맞벌이 부부의 자녀가 갑자기 아플 때 전담 아이돌보미가 대신 병원에 데려가주고 돌봐주는 제도다.
서울시는 내년 8월까지 각종 지원 정보를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는 온라인 포털을 구축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아이를 낳기만 하면 사회가 키워준다는 분위기를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