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어제 지명했다. 전임 총장이 사퇴한 후 105일, 대통령 취임 101일째다. 최소 20일 이상 걸리는 국회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약 한 달 뒤 총장에 임명될 수 있어 총장의 최장 공백 기록(125일)이 이번에 깨질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자는 윤 정부 출범 이후 3개월 만에 지검장 말석이라 볼 수 있는 제주지검장에서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으로, 다시 검찰총장으로 두 단계 승진했다. 고검장은 물론 일부 검사장보다 이 후보자가 후배여서 서열 문화가 있는 검찰에선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낸 이 후보자는 3년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을 보좌한 것을 포함해 3번 정도 같이 근무한 적이 있다. 윤 정부에서 고속 승진한 이 후보자가 지휘하는 수사는 중립성이 더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총장 부재 상황에서 이 후보자는 총장 직무대리 역할을 했다. 사법연수원 동기 한동훈 법무장관이 단행한 인사에 일부 관여했고, 전직 국가정보원장 고발 사건 등 주요 수사를 지휘했다. 인사나 수사에 전혀 개입하지 못한 후보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식물총장’ 논란이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총장과 직무대리는 권한과 위상이 다르다. 윤 대통령이 복심으로 불리는 한 장관보다는 ‘덜 가까운’ 이 후보자에게 일단 직무대리를 맡겨 충성도를 테스트한 것 아니었냐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