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폴 카버 영국 출신·유튜버
내가 한국에 사는 동안 부모님은 20여 번 나를 보러 한국에 오셨다. 특히 애들이 어렸을 때 너무 자주 오셔서 내가 10잔 구매하면 한 잔 공짜로 주는 커피쿠폰처럼 한국관광공사에서 여행 한 번은 공짜로 보내줘야 하지 않나 농담을 해본 적도 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은 한국에 오지 못하셨다. 그러던 중 6월에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부모님이 4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기로 하셨고, 2주 동안 나는 서울 여기저기 열심히 모시고 다녔다.
특히 4년 동안 나는 하는 일도 바꿨고, 이사도 했으니 보여줄 것과 갈 곳이 많았다. 게다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시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그동안 찍었던 유튜브 및 각종 방송을 우리 어머니만큼 열심히 보신 분은 없지 않을까 싶다. 그 모든 것을 시청하시면서 가보고 싶으신 곳을 다 적어 놓으셨다. 그래서 아주 바쁜 몇 주간을 보내게 됐다.
새로운 버스에 대해서도 엄지척을 하셨다. 조용한 전기버스, 그 버스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와 충전기 같은 편의 시설이 영국과 너무 비교된다고 하셨다.
전체적으로 한국에서 사는 것은 영국에서 사는 것에 비해 많이 편리하다. 특히 한국의 지속적인 기술화와 애플리케이션화로 인해 모든 것이 빠르다고 느끼셨던 것 같다. 무엇이든 필요하면 휴대폰 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익숙지 않아 하셨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비대면적으로 휴대폰으로 해결하면 외롭지 않냐고 나를 걱정하기도 하셨다. 사실 외로울 때가 적지 않지만 요즘은 앱을 통해서 나에게 알맞은 모임 같은 것을 찾을 수도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언급하셨던 변화는 사회적 변동이다. 부모님은 이번 방문에서 이전에 비해 문신한 사람을 훨씬 더 많이 봤다고 하셨다. 그것도 발목에 있는 작은 별 같은 문신 아니고 몸 곳곳에 있는 대형 문신 말이다. 그런 현상을 보고 사회가 그런 것에 대해 완화되는 추세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사회과학자도 아니고 정치학자도 아니라서 그것까지 모르겠지만 나도 문신의 급증을 느꼈다.
이런저런 변화는 분명히 있었지만 우리 부모님 입장에서 한국은 사회적 집단주의가 여전히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모든 사람이 아직까지 마스크를 열심히 착용하는 모습을 보고 마스크가 정치화되어버린 영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배려하고 보살피는 것 같다고 언급하셨다.
폴 카버 영국 출신·유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