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FOMC 의사록 공개 “금리인상 영향 평가 과정 필요” 월가, 내달 0.5%P 인상에 무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력한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뜻을 밝히면서도 속도 조절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장은 다음 달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17일 공개된 연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참석자들은 “현 인플레이션 수준이 위원회 목표(2%)보다 훨씬 높아 긴축적 통화정책을 이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다음 인상 폭은 경제지표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사록은 지난달 두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회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연준 위원은 “대중이 연준의 물가 상승 억제 의지를 믿지 못하면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 효과 검증을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이들은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일정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금리에 민감한 부동산 시장 등에서 경기 둔화가 뚜렷한 만큼 두 번의 자이언트스텝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지켜보자는 의미다.
특히 연준 위원들은 다른 지표보다 기업 투자가 위축되는 점도 주목했다. 참석자들은 “고물가에 소비 지출 감소 같은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들이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본다”며 “상당수 기업이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금리를 적정 수준보다 너무 적게 올릴 때와 너무 많이 올릴 때의 위험성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준이 9월 20, 21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보다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선물 거래로 금리 인상 폭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는 9월 빅스텝 확률을 64.5%로 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