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중 영화관람료 수직상승, 일반관 기준 1만4000∼1만5000원 IMAX관 이용시 2만원으로 ‘껑충’ 비싼 관람료 탓 극장 방문 신중, 호평받는 대작 아니면 관람 외면 ‘경영난’ 영화관들, 요금 인하 난색… 영진위 “청년 할인권 등 강구할 것”
1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 매점 앞 키오스크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먹을 팝콘 등 간식을 주문하는 모습. CGV 제공
대학생 김예성 씨(23)는 올해 제 돈을 다 내고 영화관에 간 적이 없다. 통신사 무료 혜택을 받아 2번 간 게 전부다. 팬데믹 이전 한 달에 한 번꼴로 영화관에 갔다는 그는 “관람료가 크게 오른 뒤로는 영화관에 가기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을 찾은 장원재 씨(27)와 그의 여자친구는 이날 평일 관람료 2만8000원(2인)과 핫도그와 콜라 구입에 쓴 돈 1만1500원을 합쳐 4만 원 가까이를 썼다. 장 씨는 “관람료가 비싸다 보니 영화 관람을 예전보다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인이 주말에 영화를 보면 팝콘 등 간식비를 포함해 4만 원이 넘게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만 원인 IMAX관 등 특별관을 이용하면 5만∼6만 원이 나간다.
호평받고 있는 ‘한산: 용의 출현’의 경우 개봉 22일째인 17일까지 63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과거 1000만 영화들에 비해선 흥행 속도가 느린 편이다. ‘헌트’ 등 대작 4편이 줄줄이 개봉한 영향도 있지만 관람료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높은 관람료의 영향으로 관객들의 영화관 방문 결정이 어느 때보다 신중해지면서 향후 1000만 영화는 더욱 귀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화 한 편 관람료가 세계 각국 영화와 시리즈로 가득한 넷플릭스 한 달 구독료(스탠더드 기준 1만3500원)와 맞먹는 만큼 영화관에 갈 필요를 못 느낀다는 젊은층이 늘고 있는 점 역시 1000만 영화의 탄생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다.
관람료를 내리기 어렵다면 할인 혜택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기용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높은 관람료가 장기적으로 영화계를 침체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며 “청년 할인권 발급 등을 통해 관람료를 내리지 않고도 영화관에 더 많은 이들이 갈 수 있게 하는 보조 방안을 강구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