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정명석役 강기영 후배 칭찬-자기 잘못 인정하는 인품 ‘서브 아빠’-‘유니콘 상사’ 별명 얻어 “우영우 시즌2, 무조건 하고 싶어요”
“정명석은 자폐인에 대한 편견이 있던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우영우가 실력을 증명하자마자 바로 그를 인정하고 칭찬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죠. 첫 화부터 정명석은 단박에 편견을 무너뜨립니다. 그런 인물을 연기하게 돼 배우로서 참 좋았습니다.”
‘서브 아빠’ ‘유니콘 상사’ ‘어른미(美)’…. 방영 내내 정명석에겐 여러 별명이 따랐다. ‘서브 아빠’는 ‘서브 남주(남자 주인공)’를 변주한 용어로 우영우에게 친아빠 버금가는 존재를, ‘유니콘 상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상사를 말한다. 극 중 정명석은 후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고 사과하는 인품도 가졌다.
‘이상한…’은 법정물이지만 어린이, 성소수자, 탈북민,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풀어낸 휴먼 드라마다. 농협 사내부부 해고, 문화재관람료 폐지 등 실제 사건을 다뤘고, 일부 회차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2019년 결혼해 두 살 아들을 둔 그는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구교환)이 등장하는 9화를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았다. 그는 “법정에서 아이들이 ‘놀자!’라고 외칠 때 아빠가 되기 전엔 결코 알지 못했던 마음의 울림을 느꼈다”며 “아역 배우들을 볼 땐 ‘부모님이 얼마나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일까’란 마음도 들더라”며 웃었다.
연극 ‘나쁜자석’(2009년)으로 데뷔한 그는 여러 드라마, 영화에서 주로 단역과 조연으로 활동하다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년)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년)에서 감초 역할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14년 차 배우인 그는 “실패를 거듭한 끝에 기회가 왔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젠 연기를 즐길 준비가 된 것 같아요. 그동안 연기에 도움 안 되는 긴장도 너무 많이 했거든요.(웃음) 누아르 장르의 악역도 탐납니다. 물론 ‘우영우 시즌2’는 무조건 하고 싶어요!”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