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여권과 심지어 야당 인사들로부터도 ‘도를 넘었다’며 비판받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영화 알라딘 속 노래에 자신을 빗대 ‘내 목을 졸라도 절대 침묵하지 않겠다’고 마이웨이를 거듭 다짐했다.
이 전 대표는 1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쓰면서 듣는 오늘의 노동요다”며 2019년작 영화 알라딘 중 자스민 공주의 ‘침묵’편을 소개했다.
영화속 자스민 공주의 노래속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다 들어있다는 듯한 암시를 한 이 전 대표는 “어쨌든 알라딘의 결말은 A Whole New World(새로운 세계)다”면서 자신도 여기저기서 침묵을 강요받고 있지만 새로운 세계 도래를 위해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자스민 공주는 “침묵하라고? 조용히 화초처럼 자리를 지켜라? 어디 한번 내 입을 막고 나를 막아 보시지, 나는 침묵하지 않을 거야, 나를 막을 순 없을 거야”라고 항변했다.
이어 “두려움에 떨지도 않아, 나는 절대로 침묵하지 않아, 고난이 휘몰아쳐도 무너지지 않는다”라며 “절대로 입 다물고 살진 않겠다”고 했다.
“날 가두려 할수록 내 날갯짓은 더 강해지고, 부러진 날개를 다잡고 불새처럼 날아 오르리, 두려움에 떨던 나는 이제 없다”며 의지를 다진 자스민 공주는 “내목을 졸라도 내 숨을 끊지 못해, 해볼 테면 해봐, 나를 막을 순 없어, 나는 절대로 침묵하지 않아”라고 외쳤다.
이 외침에 하킴 장군은 정신을 차리고 공주에게 용서를 구한다.
여권의 주요 정치인들은 이 전 대표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론이고 윤석열 대통령까지 겨냥하자 크게 우려하면서 이 전 대표를 맹비난하거나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이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떼쓰는 모습이 보기 딱하다. 이제 이준석 신드롬(증후군)은 없다”며 등을 돌렸다.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도 “언론의 관심을 즐기며 무책임한 비난에 몰두하는 것은 잠시 살지만 영원히 죽는 길이다”며 이 전 대표와 멀찌감치 거리를 뒀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인은 억울하더라도 참아야 하는 것이 운명이다”며 자제를 당부하는 선에서 비판 수위를 조절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