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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서 외면받은 ‘어대명’ 전대…온라인 투표율 꼴찌에 후보들 비상

입력 | 2022-08-20 03:00:00

전남 16.76%-전북 17.2% 그쳐
이재명측 정통성 시비 부를까 우려
반등 노리는 非明, 현장투표 독려
당무위 ‘꼼수방탄 논란’ 당헌 의결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에서 야권의 안방 격인 호남의 온라인 권리당원 투표율이 전국 꼴찌 수준으로 집계되면서 각 후보들이 고심에 빠졌다.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을 노리는 이재명 후보 측은 호남의 낮은 투표율로 인해 확실한 정통성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호남에서의 반등을 노리는 박용진 후보는 낮은 투표율로 이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투표 총력전에 나섰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17∼18일 이틀 동안 진행된 온라인 권리당원 투표에서 호남 지역 투표율은 전북 17.2%, 전남 16.76%, 광주 18.18%로 집계됐다. 이번 전당대회의 지역별 온라인 투표에서 10%대 투표율을 나타낸 곳은 제주(17.8%)와 충남(19.68%)뿐이었다. 대구(43.38%)와 경북(42.35%)의 온라인 투표율이 가장 높았고 부산(35.55%)과 세종(33.19%)도 30%를 넘었다.

당초 역대 민주당 대표 선거와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호남의 선택을 받는 후보가 승리한다”는 공식이 통했다. 하지만 전국 최하위 수준의 투표율을 두고 당내에서는 “싸늘을 넘어 민주당에 무관심한 호남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명(비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윤영찬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지난 대선 경선 이후부터 우리 지지자들이 잇따라 패배를 경험하면서 포기하신 분들도 많고 당에서 멀어진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투표율이 낮은 만큼 강성 지지층의 참여 비중이 높아져 이 후보의 독주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다. 박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지방선거 광주 (투표율) 37.7%만큼이나 충격”이라며 “호남이 결정하면 민주당이 민주당다워진다. 호남이 외면하면 민주당은 우리들의 민주당이 아니게 된다”라고 투표를 독려했다.

이 후보 측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현재 이 후보는 78.65%의 누적 득표율로 박 후보(21.35%)를 여유 있게 앞서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 대표 측은 “투표율 40%는 넘겨야 한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송영길(42.74%), 2020년 이낙연 전 대표(41.03%)가 선출됐던 전당대회 투표율과 비슷한 수준은 달성해야 당 대표가 된 뒤에도 확실한 정치적 정당성과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충청 지역 경선까지 종합 투표율은 37.69%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마지막 서울·경기까지 투표율 침체가 이어지지 않도록 호남 지역 투표 현장에 단 한 명이라도 더 끌고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이날 ‘꼼수 방탄’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비상대책위원회의 당헌 80조 절충안을 그대로 의결했다. 개정안은 당헌 80조 1항(기소 시 직무 정지)을 그대로 두는 대신 3항에서 정치탄압 등 부당한 기소의 판단 주체를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로 수정한 바 있다. 당무위는 또 권리당원 전원 투표 조항도 신설했다. 당의 합당과 해산, 특별 당헌과 당규 개폐 등에 대해선 전원 투표가 전국 대의원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도록 한 것. 민주당 관계자는 “온라인 투표 진행 시 강성 지지층의 의사만 반영되는 ‘쏠림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