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러시아 공군 기지 폭발로 치솟는 연기.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4일로 만 6개월에 접어들면서 크림반도가 새로운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남부전선에서 러시아군 병참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크림반도의 러시아 해군 흑해함대 본부 등에 이달에만 의문의 폭발이 세 차례 이상 발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우크라이나 무인항공기(드론)가 크림반도 러시아 해군기지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흑해함대에 상징적인 타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앞서 9일에는 크림반도 사키 군비행장 폭발로 러시아군 군용기 9대가 파괴됐다. 16일에는 군부대 임시 탄약고에 화재가 났고 19일에도 벨벡 공군기지 인근에서 수차례 폭발이 있었다.
외신은 연이은 크림반도 폭발로 흑해함대 항공 전력이 절반 정도 손상을 입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추가 화력 지원에 나섰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19일 우크라이나에 정찰 드론 ‘스캔 이글(Scan Eagle)’을 포함해 약 1조354억 원 규모 무기를 더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 2월 24일 개전 이후 미국의 단일 지원으로는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충분한 병력과 무기를 보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지원이 우크라이나가 우위를 점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일 “자포리자 원전에서 과거 체르노빌 원전 사태 같은 대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방사능이 누출될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최근 누구 소행인지 확인되지 않은 포격이 이어지며 고압 전원공급선 4개 중 2개가 파괴됐다. 자포리자 원전 관계자는 “2개밖에 남지 않은 전력선을 보완할 디젤 발전기 등도 포격으로 파괴돼 핵 연료봉 냉각에 문제가 생기면 90분 만에 방사선 누출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