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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밀 유출’ 수사에 흔들… 공화당 대선후보 1위 내줘

입력 | 2022-08-22 03:00:00

WP, 분기별 공화당 후보 톱10 발표… 디샌티스 주지사에 처음으로 역전
‘민주당 무덤’ 전망 11월 중간선거, 공화당 패배 분석도 나오기 시작




국가안보 기밀 유출 혐의를 비롯해 전방위로 수사망이 죄어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내 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간첩죄 위반 혐의 적용 가능성까지 생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도전 여부에 의구심이 커지자 경쟁자들이 빠르게 치고 나오는 것.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 2024년 대선 공화당 예상 후보 10명 순위를 내놓으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사진)를 1위로 꼽았다. WP가 지난해 11월부터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공화당 대선 주자 톱10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처음이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 압수수색은 최소한 일시적으로 공화당(지지층)을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결집시킬 것이라는 징후가 있다. 하지만 (대선은) 장기전”이라며 “그가 직면한 법적 위험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앞선 조사에서 보여준 성과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미시간주 설문조사에선 공화당 대선 주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 디샌티스 주지사가 42% 지지를 받아 격차가 크게 줄었다. 6월 뉴햄프셔주 설문조사에선 디샌티스 주지사가 39%로 트럼프 전 대통령(37%)을 제쳤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19일 경합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지원 유세에 나섰다. 비판적 인종이론(CRT)과 성전환 운동선수의 여성부 대회 참가 반대 등에 앞장서는 그가 수사에 발목이 묶인 트럼프 전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보수적 백인 유권자 표심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WP는 반(反)트럼프 진영으로 분류되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당내 유일한 흑인 연방 상원의원 팀 스콧을 3, 4위로 꼽았다.

당초 ‘민주당 무덤’이 될 것으로 전망되던 11월 중간선거가 ‘공화당 패배’로 귀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여론조사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공화당은 20일 기준 미 하원 435석 중 23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1일 236석 확보 예상에서 6석이 줄었다. 공화당 지지율도 민주당보다 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나 지난달 1일 6.2%포인트 차에서 줄어들었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이코노미스트가 13∼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하원 과반 차지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36%로 공화당(34%)을 앞섰다. 최근 중간선거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잇달아 승리한 것이 본선에서는 공화당에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