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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양궁 2관왕 장혜진, 늦깎이에 희망주고 떠난다

입력 | 2022-08-22 03:00:00

10월 출산 앞두고 오늘 은퇴식
2010년 첫 태극마크 ‘대기만성’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양궁 2관왕 장혜진(35·LH·사진)이 은퇴한다.

장혜진은 22일부터 엿새간 울산문수국제양궁장에서 열리는 대한양궁협회장기 대학·실업대회 출전을 마지막으로 활을 내려놓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활을 처음 잡은 지 25년 만이다. 장혜진은 “10월에 출산할 예정이어서 은퇴를 결심했다”며 “은퇴 이후의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지만 양궁과 관련된 여러 일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달 뒤 태어날 2세가 자라면서 양궁에 관심을 보인다면 가르쳐 주고 싶다”고도 했다.

장혜진은 은퇴를 앞둔 소감을 전하면서 “울면서 초코파이를 먹는 기분”이라고 했다. 힘든 선수생활에서 벗어나게 된 건 좋지만 활을 완전히 내려놓는다는 건 슬프기도 하다는 것이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땐 “배고플 때 초코파이를 먹는 기분”이라고 말했었다. 장혜진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초코파이다.

장혜진은 늦게 빛을 본 대기만성형 선수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1997년에 양궁을 시작했는데 23세이던 2010년에야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대학을 졸업한 뒤였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던 최미선(26)은 고교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뽑혔었다. 장혜진은 “어린 시절 남들이 ‘네가 할 수 있겠냐’고 물었을 때도 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며 “선수로서 남긴 게 있다면 나처럼 늦되는 후배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진은 2012년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해 눈물을 흘렸다. 3위까지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4년 뒤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해 기회를 잡은 장혜진은 리우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대한양궁협회는 협회장기 대학·실업대회 첫날인 22일 장혜진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