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30주년] 한중 수교 30주년 對中 인식 조사
“중국 하면 감옥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라요. 중국인은 스스로가 감옥에 갇혀 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중 수교 30주년인 24일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가 한중 2030세대 각각 10명씩 모두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 한국인 박모 씨(25)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 대한 한국 MZ세대들의 부정적 인식은 동아일보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성균중국연구소가 공동으로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11∼14일 전국 만 20∼39세 성인 남녀 4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응답자들은 중국에 대한 비호감의 이유로 ‘김치와 한복이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48.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중국의 홍콩 민주화 시위 진압과 신장위구르 등 인권 침해 문제’(35%), ‘첨단기술·인재·정보 유출과 지식재산권 침해’(29.3%), ‘중국 공산당의 일당 통치 등 정치체제’(26.4%),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18.8%) 순이었다. 별도로 진행된 심층 인터뷰에서 전모 씨는 “김치 문화를 중국 것이라고 한다면 내가 평생 누린 문화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중 관계가 나쁘다는 평가도 58.9%에 달했다. 한중 관계가 좋다는 평가는 5.3%에 그쳤다. ‘한국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압적 외교 및 태도’(52.9%)가 관계 악화 원인으로 가장 많이 제시됐다.
호감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에 대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를 말해 달라는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가 없다”(31%)는 답변이 자연환경과 역사유적(32.1%)이라는 의견과 비슷한 비율로 많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인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2030세대의 부정적 인식이 여과 없이 확산되면 미래 한중 관계의 가교가 매우 취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는 “교류가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진다고 젊은층들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14%) 및 무선(86%) 전화 면접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8%포인트다.
“中, 경제-안보 韓 압박 말아야 관계개선” 60%… “호감 0점” 21%
MZ세대가 보는 중국-韓中관계
“中 고압적 외교 탓 관계악화” 53%… “10년뒤 관계 더 나빠질 것” 30%
20~24세 78% “中 가고 싶지 않아”… “中과 경제협력 해야” 79% 동의
안보협력 두고는 찬반 의견 팽팽
○ 20∼24세 78% “중국 가고 싶지 않다”
공세적으로 변한 중국의 외교정책을 탈권위주의 시대에 자란 한국 MZ세대들이 특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인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중국이 힘이 커지며 매우 공세적인 태도로 바뀌었고 (사드) 보복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런 행태가 젊은 세대에겐 일종의 ‘꼰대 문화’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은 향후 한중 관계에 대한 전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론조사에서 10년 뒤 한중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0%로 나타났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16%에 그쳤다. 51.9%는 “현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지만 58.9%가 현 한중 관계를 나쁘다고 평가한 것을 감안하면 ‘나쁜 한중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본 셈이다.
○ 78.8% “中과 경제협력 필요”
그럼에도 응답자의 78.8%가 ‘중국이 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하므로 협력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경제 협력의 이유로는 “인구가 많고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42.3%), “중국에 대한 한국의 경제·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36.7%)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반면 안보적 측면에서 중국을 협력 대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49.7%)와 그렇다(48.7%)는 비율이 팽팽했다. 다만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8.3%인 반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27.2%였다. 안보 협력 대상이 아닌 이유로는 ‘중국이 주변국과 정치·경제·안보 분쟁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38.9%)이라는 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안보 협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40.8%)가 가장 많았다. 이 교수는 “젊은 세대가 현실적 감각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행태가 개선되면 한중 관계가 모멘텀을 찾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한중 MZ세대의 일대일 ‘솔직토크’ 영상(youtu.be/aG14T8JN60I)을 볼 수 있습니다.
특별취재팀
▽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특별취재팀
▽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