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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비우세요”…멍때리기 대회, 3년 만에 돌아온다

입력 | 2022-08-22 06:06:00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3년 만에 열린다. 올해는 보행교로 변신한 잠수교에서 ‘달빛무지개분수’ 모습을 바라보며서 ‘분수멍’을 때리는 대회로 펼쳐진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다음 달 4일 오후 3시 한강 잠수교에서 ‘2022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대회 창시자인 아티스트 ‘웁쓰양’과 협업해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5회째로 코로나19로 2020년과 지난해에는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가치 있는 행위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멍때리기를 가장 잘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현대 미술작품(퍼포먼스 아트)이다.

대회는 아티스트 웁쓰양이 진행하는 개회 퍼포먼스 이후 기체조로 간단하게 몸을 풀고 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회 참가 방법은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말을 할 수 없다. 다만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색깔 카드를 제시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카드는 빨간카드(졸릴 때 마사지 서비스), 파랑카드 (목마를 때 물 서비스), 노랑카드 (더울 때 부채질 서비스), 검정카드(기타 불편사항) 등 4종류로 각 카드로 의사를 표현하면 진행요원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승자는 심박수와 현장 시민투표 통해 선정된다. 주최 측이 15분마다 참가자의 심박 그래프를 측정해 점수를 부여하고, 현장 시민들의 투표 점수를 합산해 최종 1~3등을 가린다.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퇴장 카드’를 받고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심박 그래프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하향 곡선을 나타내는 경우 우수한 점수를 받게 된다. 1등에게는 트로피와 상장, 2~3등에게는 상장이 수여된다. 참가선수 전원에게는 참가 인증서가 주어진다.

대회 종료 이후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인도 악기 시타르와 함께하는 ‘요가클래스’가 열린다. 오후 7~8시에는 ‘멍상음악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자 모집은 오는 22일 오전 9시부터 28일 자정까지 멍때리기 대회 홈페이지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이뤄진다. 총 50팀을 모집하며 1팀당 최대 3명이 함께 참가할 수 있다.

시는 각 신청 사유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 직업의 사람들이 어우러지도록 참가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대회 당일 결원이 생기는 경우 현장 추첨으로 충원할 수 있다. 참가자 발표는 29일 오후 6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에 공지되며 참가자에게는 개별 통보된다.

윤종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한강 잠수교에서 생각을 비우며 잠시나마 코로나19 등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떨쳐보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한강공원을 다양한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