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반찬가게서 산 깻잎에 담배꽁초…“아직도 담배 맛 맴돌아”

입력 | 2022-08-22 10:42:00

유튜브 ‘김현정의 뉴스쇼’ 갈무리


“가족들이 먹는 식탁 위에 담배꽁초라는 것이 올라왔을 때 그 속상함은 사실 이루 말할 수가 없거든요. 이렇게 하나하나 먹는 것까지도 예민해지고 뭔가 문제가 되는 것들이 저희 가족 입장에서는 엄청난 상처였어요”

동네 반찬가게에서 산 깻잎 반찬을 먹다 담배꽁초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한 A 씨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A 씨 가족은 지난 11일 집 근처 반찬가게에서 양념깻잎 한 통을 사 다음 날 아침 먹었다. 깻잎을 먹던 A 씨의 아내는 이상한 식감을 느꼈고 뱉어보니 빨간색으로 로마자 알파벳 ‘DNYV’ 등이 쓰여 있는 담배꽁초 필터 추정 물체가 나왔다.

해당 물체를 발견한 A 씨의 아내는 다행히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지만 아직까지도 입에 담배 맛이 맴돌아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A 씨는 즉시 반찬가게에 항의했고 반찬가게 측은 죄송하다며 ‘납품받아서 팔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A 씨는 “반찬 가게에서 당연히 만들어서 파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 저희는 구입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 씨가 납품 업체를 알려달라고 요청해 확인해 본 결과 깻잎은 중국산이었다. 하지만 반찬가게에는 깻잎이 중국산이라는 표시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중국산 깻잎은 4단계 과정을 거쳐 판매되고 있다. 먼저 중국에서 깻잎을 따서 세척하고 절여 수출하면 국내 반찬업체에서 이 깻잎들을 양념에 버무려 제조한다. 그리고 유통업체를 거쳐 시중 반찬가게에 납품되고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방식이다.

유튜브 ‘김현정의 뉴스쇼’ 갈무리

A 씨는 “제조업체 쪽에서 전화가 왔는데 (어디쯤에서 담배꽁초가 들어갔나) 궁금해서 여쭤봤다”며 “중국에서 들어올 때 담배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 일단을 알겠다고 얘기하긴 했는데 제 입장에서는 좀 난해하다”고 말했다.

깻잎 수입업체와 제조업체 측은 A 씨에게 사과하고 보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A 씨는 이를 거절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고 직접 언론에 제보해 사건을 공론화했다.

A 씨는 “합의를 하는 조건으로 식약처나 이런 쪽에 문제제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 이런 뉘앙스도 풍겼기 때문”이라며 “금전적인 부분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것들을 알리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하다 보니까 어떤 합의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고 밝힌 A 씨는 “바쁘기도 해서 웬만하면 주변에 있는 반찬 가게에서 사 먹는다”며 “모든 분들도 그렇다시피 음식 하나에도 이런 식의 위생에 문제가 생긴다고 하면 조금 많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다”며 관계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당부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