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대표 상업지구인 시부야 전경.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일본 도쿄의 시부야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실인미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가 불과 15세의 중3 여학생인데다 그가 “내가 정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는 범행 동기를 진술해 전 일본이 충격에 빠졌다.
22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경시청은 20일 오후 7시 20분 경 시부야에서 53세 여성과 그의 19세 딸을 칼로 찌른 사이타마현 거주 중3 여학생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용의자는 경찰에서 “엄마와 동생을 죽이기 위해 예행 연습을 했다. 사형을 당하고 싶어 우연히 길에서 만난 두 사람을 해쳤다”고 진술했다. 칼 등 흉기 3점을 갖고 있던 용의자는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에서는 ‘묻지마’ 강력 범죄가 속속 발생해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다. 앞서 1월 도쿄대 앞에서 수험생을 칼로 공격한 용의자는 “중죄를 저지르면 죄책감에 자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에도 20대 남성이 도쿄 지하철 안에서 칼로 승객들을 위협하고 공격했다가 체포됐다. 그 역시 “2명 이상을 죽여 사형당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도쿄신문은 시부야 사건의 용의자가 이런 일련의 사건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젊은이의 고립과 절망이 범행 배경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