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후보자 부적격 심사권한, 공관위서 黨윤리위에 넘기자” 민감한 공천개혁안은 빠져… 당내 “혁신위 폐지론 의식한듯” 윤리위, 수해실언 김성원 징계 논의… 권은희-김희국도 함께 절차 개시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혁신위원회 회의에 최재형 혁신위원장(오른쪽)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주 위원장 비서실장을 맡은 정희용 의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2일 ‘1호 혁신안’으로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후보자 부적격 심사 권한을 당 윤리위원회로 넘기는 안을 발표했다. 또 윤리위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윤리위원장 임기를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출범을 주도한 혁신위가 논의 중인 공천 개혁안을 둘러싸고 당내 우려가 이어지자 비교적 덜 논쟁적인 안을 먼저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재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공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금까지 공관위로 일원화됐던 공천 기능 중 후보자의 부적격 심사 권한을 분산해 윤리위에 부여하는 방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6·1지방선거 직후 출범한 혁신위가 첫 혁신안으로 공관위의 권한을 분산하는 안을 꺼내든 것. 그간 공천은 당 지도부의 입김이 반영된 공관위가 컷오프(공천 배제) 등을 결정해 왔지만 이를 독립성이 강화된 윤리위에 맡기자는 것이 혁신위의 주장이다.
자연히 혁신위는 윤리위 위상 강화 방안도 내놓았다. 판사 출신인 최 의원은 “윤리위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윤리위원장 임기를 현재 1년에서 당 대표 임기(2년)보다 긴 3년으로 하고, 윤리위원을 임명할 때 최고위원회 의결뿐 아니라 상임전국위원회의 추인을 받도록 하는 안도 마련했다”고 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전체회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당초 공천 개혁안의 일환으로 거론됐던 공직자 기초자격평가(PPAT) 강화 여부도 이날 전체회의에서 논의됐지만 혁신안 발표에선 빠졌다. 6·1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던 PPAT 역시 이 전 대표가 도입을 주도했다. 최 의원은 “20일 이 전 대표를 만나 혁신위 안건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22일 MBC 라디오에서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윤리위는 22일 회의를 열고 김성원 권은희 김희국 의원 등 3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김성원 의원은 11일 수해 복구 현장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주 위원장의 직권으로 윤리위 징계에 회부됐다. 국민의당 출신인 권은희 의원은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대해 민주당과 한목소리로 비판해온 점을 해당 행위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국 의원은 국책사업 선정 청탁을 받고 업체 등으로부터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점이 징계 사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일 당 지도부를 겨냥해 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논의는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