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尹 갈등 상황,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빗대
2021년 12월 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울산 울주군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친 뒤 두 손을 맞잡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 News1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옆구리를 칼로 푹 찌르고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22일 MBN ‘판도라’에 출연해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고 하면 어떻겠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글래디에이터는 황제의 총애를 받던 로마의 장군 ‘막시무스’가 친아버지를 살해하고 황제 자리에 오른 ‘코모두스’의 모함으로 가족을 잃고 검투사가 돼 복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을 검투사 막시무스에, 윤 대통령을 황제 코모두스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만약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해도 (내년) 1월에 전당대회를 하면 11월쯤 또 뭐가 쑥 나타나서 옆구리 한번 찌르고 시작할 것”이라며 “전당대회에 나가는 게 의미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무엇을 제시하면 되느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무조건 항복”이라며 “잘못한 것을 다 시인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말이 되나. 감히 어떻게 대통령과 그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요구하겠나”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정권의 핵심에 있는 분들이 자기들이 사고 친 걸 시인하고 이렇게 해도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은 나라가 부러지는 일”이라며 “그래서 기대도 안 하고 요구도 안 하고 제안도 안 듣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는 “형사적인 재판이나 징계하는 상황에서는 징계하고자 하는 쪽에서 사실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윤리위는) 일반적인 절차와 다른 절차”라며 ‘국민들 앞에서 소상하게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일(성 상납)이 없다고 하면 그다음에는 뭘 설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