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아들 세워두고 자율주행 실험. 유튜브
미국의 한 남성이 테슬라가 출시한 FSD(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의 안전성을 실험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도로 한가운데 세웠다. 50㎞가 넘는 속도로 달리던 차량은 아들 앞에서 멈춰서면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남성의 행동을 두고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2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자동차 판매업자인 카민 쿠파니는 지난 1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FSD 모드가 켜진 테슬라 차량을 몰고 11살 아들을 향해 시속 35마일(약 56㎞)로 달리는 영상을 올렸다. 차량은 정면에 사람이 서있음을 감지하고 천천히 속력을 줄이더니 이내 멈춰섰다.
쿠파니는 8일 뒤인 지난 18일 비슷한 영상을 재차 게재했다. FSD보다 단계가 낮은 ‘오토파일럿(Autopilot)’ 모드로 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그는 이번에도 아들을 2차로 도로에 세워둔 채 시속 41마일(약 65㎞)로 달렸다. 차량은 아들 바로 앞에서 멈췄다. 그는 테슬라 차량이 사람을 인식하고 이를 계기판에 띄워 운전자에게 알리는 모습까지 영상에 담았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을 실험하겠다며 실제 아이를 세운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초에도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자신의 아이를 세워두고 시속 8마일(13㎞)로 주행해 비판이 일었다. 유튜브는 미성년자가 위험한 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보여주거나 조장하는 콘텐츠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
한편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와 같은 실험 영상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소비자들 스스로 차량 기술을 시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어린 아이들을 동원해 차량 기술의 성능을 테스트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