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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MBTI 검사 결과에 대한 과몰입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이성을 만날 때 제일 먼저 검사 결과부터 물어본다. 서로 안 맞는 유형이면 그걸로 관계를 끝내기도 한다. 모 기업은 채용할 때 MBTI 결과를 요구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MBTI 검사 결과는 정말 믿을 수 있을까?
오주영 강남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MBTI는 이분법적인 측정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가 보고식으로만 구성돼 있어 타당도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6개로 나눠지는 성격유형이 재현되려면 4가지 지표가 모두 똑같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재현 확률은 크게 떨어진다. 예를 들어 각 지표가 반복 검사 시에도 그대로 유지될 확률이 90%라고 해도 성격유형이 똑같이 나올 확률은 0.9의 네 제곱을 해야 하므로 약 66%밖에 되지 않는다.
MBTI 검사 결과가 실제 성격과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이런 검사 자체의 한계 때문이다. 분류할 수 있는 성격이 16가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다. 대부분은 MBTI에서 구분하는 양쪽의 성격 특성 중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둘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질문지에서 한쪽 특성이 뚜렷하지 않으면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자가 보고 검사의 경우 스스로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면 실제 성격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오 교수는 “MBTI를 통해 평가한 본인 또는 타인의 성격적인 특성에 대해서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서 가볍게 활용하는 것은 분명히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개인의 성격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결과를 너무 맹신해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을 갖거나 쉽게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성격 또한 MBTI로 평가된 하나의 틀 안에 가두는 것보다는 본인이 가진 성격적 특성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참고 자료로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