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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 기술력 껑충 성장…2년만에 1.2년 단축

입력 | 2022-08-23 12:26:00


뉴스1

우리나라 국토교통 관련 기술 경쟁력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마다 실시하는 기술수준 평가에서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세계 최고 기술수준 보유국인 미국과의 기술격차를 크게 줄인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 대부분이 미국과의 비교에서 기술수준이 떨어지거나 기술격차가 벌어진 점을 감안할 때 주목할 만한 성과다.

부문별로는 도시공간이나 도로교통, 물류 등에서 경쟁력이 크게 좋아졌다. 특히 최근 정부가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한 철도교통 분야 기술수준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일본 독일 프랑스의 90%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 ‘2021 국토교통 기술수준분석’을 발행했다. 이 보고서는 국토교통과학기술에 관한 국제적인 개발동향과 투자방향, 기술수준 등을 주기적으로 조사 분석한 뒤 기술개발과 관련한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3년부터 작성되기 시작돼 2015년, 2019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보고서는 ①건축 ②도시·공간 ③시설물 ④플랜트 ⑤도로교통 ⑥철도교통 ⑦항공교통 ⑧물류 등 8개 분야의 95개 항목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중국 등 7개 나라의 기술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이다. 분석은 전문가 설문조사와 관련 기술 특허 및 논문에 대한 양적·질적 경쟁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한국 국토교통 기술력 크게 성장



국토교통부 제공

23일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국토교통 분야 전체 기술력은 세계 최고 기술수준 보유국인 미국을 100%로 봤을 때 85.0% 수준으로 평가됐다. 또 기술격차는 미국을 ‘0년’으로 했을 때 3.1년으로 조사됐다. 2019년과 비교해 기술수준은 4.3%포인트(p) 높아졌고, 기술격차는 1.2년 줄었다.

하지만 이는 비교 대상국 가운데 중국(기술수준·78.6%, 기술격차·5.0년)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독일(95.9%, 0.6년) 프랑스(90.3%, 2.0년) 영국(90.0%, 2.0년) 일본(90.0%, 1.9년) 등은 모두 기술수준이 90%대이고, 기술격차도 2년 이내였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독일 등 나머지 국가 모두 2년 전에 비해 기술수준과 기술격차가 소폭 낮아지거나 벌어졌다. 그만큼 해외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이 기술경쟁력을 갖게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부문별 경쟁력을 보면 국토부문(①건축 ②도시·공간 ③시설물 ④플랜트)이 교통부문(⑤도로교통 ⑥철도교통 ⑦항공교통 ⑧물류)에 비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국토부문은 미국과 비교해 기술수준은 2년 전보다 4.8%p 상승한 82.5%, 기술격차는 0.8년 줄어든 4.1년으로 각각 평가됐다. 같은 기간 교통 기술수준은 1.4%p 높아진 85.0%, 기술격차는 0.6년 단축한 3.0년으로 조사됐다.


● 국토…도시공간 경쟁력 가장 우수, 플랜트 보강 시급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 부문의 4개 항목별 평가를 보면 도시공간 관련 기술력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는 도시계획 및 설계, 도시관리, 도시재생, 스마크시티, 공간정보 취득 관리 활용 등과 관련한 기술 경쟁력을 평가하는 분야다.

우리나라 도시공간 기술력은 최고 수준인 미국보다 기술수준은 85%, 기술격차는 3.0년에 머문 것으로 평가됐다. 2년 전보다 기술수준은 7.9%p 높아졌고, 기술격차는 무려 1.6년이나 감소했다.

이 부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기술 경쟁력이 크게 저하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97.8%→95.0%, 0.1년→1.0년)을 비롯해 영국(92.4%→90.0%, 1.0년→2.0년) 일본(90.6%→87.5%, 1.8년→3.0년) 등이 모두 2년 새 기술수준이 떨어지고, 기술격차도 벌어진 것이다. 프랑스는 기술수준(89.7%→90.0%)은 소폭 증가했지만 기술격차(1.5년→2.0년)는 뒷걸음질쳤다.

반면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건설시장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수주하는 플랜트는 같은 기간 기술수준(74.3%→78.0%)은 향상됐지만 기술격차(5.0년)는 변화가 없었다. 문제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국내업체와 해외시장에서 치열한 수주경쟁을 펼치는 중국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의 기술수준(70.5%)은 여전히 차이가 있었지만 기술격차(5.0년)는 같았다. 해외시장에서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건축(76.2%→80.0%, 4.8년→3.3년)과 시설물(83.4%→85.0%, 5.2년→5.0년)도 2년 전보다 기술수준은 높아지고, 기술격차는 일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 교통…철도교통 경쟁력 선진국 수준, 항공교통 다소 미흡



국토교통부 제공

교통부문에서는 정부가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한 철도교통 부문의 기술경쟁력 향상이 눈에 띈다.

철도교통은 조사대상 8개 항목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이 아닌 독일 프랑스 일본 등 3개 나라가 최고 기술국으로 인정받은 분야다. 특히 독일은 2013년부터 최고 기술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철도교통 기술수준은 90.0%로 2년 전보다 2.3%p 높아졌고, 기술격차는 3.0년으로 0.3년 줄였다. 우리나라의 뒤를 중국(87.8%, 3.0년)이 바짝 뒤쫓았고, 미국(87.8%, 3.3년)이 최하위에 머물렀다.

항공교통도 기술경쟁력 증가가 계속되고 있지만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열세에 놓여 있는 분야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항공교통 기술수준은 미국의 78.8%, 기술격차는 5.0년에 머물렀다. 그마나 이같은 결과도 2년 전에 비해 기술수준은 5.5%p 높아지고, 기술격차는 1.7년 줄어든 것이다.

이밖에 도로교통(85.0%, 3.0년)과 물류(85.0%, 2.0년) 관련 기술 경쟁력은 프랑스 영국 일본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제공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