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남도의 情] 임실N치즈
전북 임실은 대한민국 치즈 역사의 출발점이다. 1964년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본명 디디에 세스테번스·1931∼2019) 신부가 임실성당의 주임신부로 부임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지 신부는 가난한 시골마을의 농민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다 산양 두 마리를 키웠다. 임실 낙농업 역사의 시작이자 대한민국 치즈 생산의 첫발을 뗀 것. 이후 농민들을 설득해 치즈 만들기에 나섰고 도전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1967년 한국 최초로 치즈 생산에 성공했다.
이렇게 시작된 임실치즈는 반세기를 지나면서 외국의 제조기술에서 벗어났다. 독자 기술력으로 우리 입맛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식품으로 거듭났다. 현재는 유사 상표와의 차별화를 위해 임실군 공동브랜드인 ‘임실N치즈’를 사용한다.
짠맛이 강한 외국산 치즈에 비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임실치즈는 초창기 제품이 3가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0가지가 넘는다. 단백질, 지방, 비타민뿐 아니라 몸에 좋은 양파, 단호박, 아몬드를 넣어 풍미를 높인 제품도 있다.
찢어 먹거나 구워 먹을 수 있는 치즈, 훈연치즈를 비롯해 임실치즈를 넣은 핫도그와 햄 등 가공식품까지 선보였다. 신선한 원유를 발효시켜 몸에 좋은 유산균이 풍부한 요구르트와 요거트도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 수출까지 이뤄져 해외 소비자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임실N치즈’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살수 있다. 각각의 제품을 하나하나 구입할 수도 있고, 선물세트 형태로도 살 수 있다. 선물세트는 제품 구성에 따라 2만5000∼9만5000원까지 다양하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