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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인줄 알고 탄 뇌졸중 노인 모시느라…면접 늦은 청년

입력 | 2022-08-23 13:42:00

면접을 보러 가던 A 씨가 자신의 차를 택시로 착각하고 올라탄 할아버지를 집까지 모셔다드렸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한 청년이 택시로 착각해 자신의 차에 올라탄 뇌졸중 1급 할아버지를 집까지 데려다주느라 면접에 늦은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따르면 제보자 A 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경 경기 용인시에서 차를 몰고 면접을 보러 가고 있었다.

당시 A 씨는 4차선으로 차선 변경 후 신호대기를 위해 정차했다. 이때 횡단보도 인근 인도에 서 있던 한 할아버지가 그의 차에 올라탔다.

A 씨의 차를 택시로 착각하고 올라타려는 할아버지.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깜짝 놀란 A 씨가 “어르신, 택시가 아닌데”라고 말했으나 할아버지는 재차 목적지만 말할 뿐이었다.

A 씨는 한의원, 용인시청, 슈퍼 등 할아버지가 말하는 곳을 돌아다녔지만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았다. 주변을 한 바퀴 돌던 A 씨는 할아버지에게 “댁이 어딘지 정확하게 말씀해주시면 모셔다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차고 있던 목걸이를 보여줬다. 목걸이에는 ‘뇌졸중 1급 환자’라는 정보와 함께 집으로 추정되는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에 A 씨는 할아버지를 해당 주소지로 모셔다드렸다. 그는 차에서 내려 할아버지가 잘 들어가는지 살핀 뒤 차에 올라탔다. 할아버지는 지팡이와 우산을 짚으면서 천천히 집으로 들어갔다.

면접을 보러 가던 A 씨가 자신의 차를 택시로 착각하고 올라탄 할아버지를 집까지 모셔다드렸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A 씨는 결국 면접에 30분 늦었다. 그는 “면접관님이 ‘시간 준수를 부탁드렸는데 늦으셨네요’라며 인상을 찌푸렸다”고 전했다.

A 씨는 “당연히 제가 자초한 일이니 핑계라고 생각하지만, 몸이 아프신 분을 보니 차마 모른 척할 수 없었다고 면접관님께 말했다”며 “다행히 면접관님이 이해해주셔서 늦었지만 면접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A 씨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1차 면접에 합격했다”며 “2차 면접을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A 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좋은 결과가 있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채용이 아니더라도 언젠간 꼭 보답받을 것”, “당황스럽고 화도 날 만한 상황인데 정말 멋지고 신사적으로 대처했다”, “이런 인성을 가진 분은 뽑아도 후회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를 칭찬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