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종합여행사 타이드스퀘어 윤민 대표 인터뷰
온라인 종합여행사(OTA)이자 트래블 테크 기업인 타이드스퀘어의 윤민 대표(53)가 그리고 있는 여행 상품의 미래이자 현재다. 타이드스퀘어는 세계 항공사들의 항공편과 호텔, 여러 체험 상품들과 직접 연결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중소여행사와 개인들에게 다양한 여행 상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기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올해 3월 8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2019년에는 카카오, 두나무 등으로부터 약 500억 원의 투자를 받는 등 총 1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고려대 식품공학과 출신인 윤 대표는 유니텔, 새롬기술 등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대한항공과 현대카드에서는 마케팅을 담당했다. 여타 여행사들이 패키지 여행 상품 개발에 몰두하는 것과 달리 여행 관련 기술 기반을 구축하는 회사를 꾸린 배경이다.
타이드스퀘어는 자사 기술을 바탕으로 현대카드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여행 브랜드 ‘현대카드 프리비아(PRIVIA) 여행’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SK투어비스를 인수해 기업 출장, 마이스(MICE) 영역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여 왔다. 설립 7년 만에 국내 종합여행사 5위권(BSP 기준)에 진입했다. 그러나 윤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온라인 항공권, 호텔 검색에 강점을 가진 ‘트래블 테크놀로지(Travel Tech)’ 기업으로 국내외 여행사 등을 대상으로 한 ‘B to B’(기업간 거래) 시장에 집중해왔다.
특히 코로나19가 창궐한 2년여간 구글과 삼성전자 출신 개발자 60여 명이 타이드스퀘어의 여행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매진해왔다. 윤 대표는 “전 세계적인 차세대 항공 예약 플랫폼인 ARM인덱스 인증을 완료함으로써 기술 우위를 선점한 것이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ARM인덱스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주도해 개발한 항공권 예약, 발권, 취소를 위한 차세대 항공 플랫폼 NDC의 새로운 이름이다. 타이드스퀘어는 이미 2018년에 전세계 7개사만 인증받은 최고 등급인 NDC Capable 레벨 3을 받았고, 2019년에는 전세계 13번째로 ‘NDC Aggregator 레벨 4’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ARM Index를 적용한 OTA에서는 항공사와 직접 연동한 효율적인 요금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직접 발권과 취소, 좌석 지정, 수화물 추가, 기내식 선택, 기내 엔터테인먼트 구매 등의 부가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그동안 거의 할 수 없었던 일인데 NDC를 최초 상용화해서 항공권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하고 다양한 기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트래블 테크 기업의 고민은 얼마나 많은 고객에게 좋은 데이터를 추천해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많은 항공사, 수많은 여행사와 협업해야 하고 글로벌하게 소통해야 한다. 보통 여행사들은 중간 대행사를 통해 해외 항공사, 호텔, 리조트에 연결해왔는데 우리는 직접 연결함으로써 더 많은 데이터와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타이드스퀘어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성장해왔다. 지난해 4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이 타이드스퀘어가 운영하는 ‘현대카드 프리비아 여행’이나 ‘투어비스’에서 호텔을 예약하면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최대 1500마일까지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호텔을 예약하면 항공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서비스는 국내에서 처음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카카오T 앱에서 국내선 항공권 검색, 예매, 발권을 진행할 수 있는 ‘카카오 T 항공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특가 항공권 알림 앱 플레이윙즈, 숙박 예약 앱 올스테이, 여행스타트업인 비앤비히어로, 비마이게스트, 폴라리움 등에도 투자해왔다.
“여행은 원래 검색이 중요하다. 검색하고 예약하고 그리고 여행을 간다. 그런데 새로운 패턴이 나타났다. 지인들끼리 같이 채팅하고, 뭐가 좋을지 선택하고, 쇼핑한다. 중국 위챗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이런 트렌드에 맞춰 카카오톡에 ‘카이트(KYTE)’ 서비스를 론칭했다. 친구들과 톡을 나누다 항공과 숙박을 바로 예약할 수 있다. 이 서비스가 여행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